사평역에서/곽재구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사평역에서/곽재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93회 작성일 21-01-27 19:59

본문

사평역(沙平驛)에서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름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 시집 <사평역에서>에서, 1983 -






* 오래도록 사랑받아온 전설적인 시다.

  좋은 시는 언제든 읽으면 심장을 살짝 꼬집으며 파고든다.

  시대는 바뀌었지만 시의 향기는 온전히 그대로 남았다.

  잘 탄 보약 같은 시를 읽으며 겨울의 차창을 바라본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56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226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3 02-07
226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0 02-06
225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0 02-05
225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8 02-04
225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4 02-04
225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9 02-03
225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8 02-02
225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5 02-01
225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5 02-01
225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9 01-31
225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4 01-29
225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8 01-28
열람중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4 01-27
224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0 01-26
224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8 01-25
224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5 01-25
224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3 01-24
224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9 01-23
224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7 01-22
224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5 01-21
224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0 01-21
224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0 01-20
223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0 01-20
223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1 01-19
2237 친정아바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5 01-18
223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3 01-18
223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7 01-18
223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1 01-17
223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0 01-16
223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4 01-16
223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2 01-15
223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1 01-15
222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3 01-15
222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5 01-14
222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6 01-13
222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3 01-12
222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4 01-11
222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1 01-11
222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6 01-11
222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3 01-10
222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5 01-09
222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9 01-08
221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8 01-07
221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9 01-06
221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1 01-05
221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6 01-04
221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0 01-04
22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8 01-04
221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5 01-03
221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5 01-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