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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수심 / 김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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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성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33회 작성일 20-11-29 11:28

본문

깊은 수심 / 김중일


거울 속이 바람으로 빈 틈없이 가득차자 머리카락이 일렁이기 시작한다

당신의 머리카락이 수평선 너머로 흘러간다

너울지며 나부끼는 머리카락 속은 시커멓게 깊다

누군가가 검은 머리카락 속에 손을 쑥 집어넣어 커다란 물고기를 맨손으로 잡아채며 내게 손짓한다

이리 와서 이 물고기 좀 봐라, 네 키 보다 더 크다.


물의 깊이,

당신의 깊은 마음 속으로

괜찮다며 내리는 비.


당신의 머리카락 속으로, 나는 눈코입을 막고 뛰어든다.

당신의 깊은 수심 속으로 한없이 빠져든다

바닥에 발이 닿지 않는다

더 이상 숨을 참을 수 없는 순간, 누군가가 내 목덜미를 잡아채며 당신에게 손짓한다

이리 와서 이 물고기 좀 봐라, 네 키보다 더 크다!


수심 깊은 당신의 얼굴로 가득 찬 거울 속에 손을 뻗어

오늘도 누군가는 물고기를 잡아 올린다


매일 깊은 밤에 나는 당신의 깊은 수심 속으로 들어간다

나는 그렇게 매일 물고기처럼 빠져 죽는자


하지만 나는 죽지 않는 당신의 걱정

당신은 매일 얼음처럼 찬 거울 속에 손을 넣어 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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