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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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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배경이 되는 일/문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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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65회 작성일 20-11-30 21:43

본문

배경이 되는 일




문성해




사진을 찍는 남녀의 뒤로 가다가

찰칵, 내 뒷모습이 찍혔네


순간 알았네

저이들 뒤에 선 홰나무나

능소화처럼 

나도

배경이 되었음을


배경은 

나를 최대한 평평히 말아넣는 일

나를 희미하게 탈색하는 일

저이들이 인화된 사진을 보며

나를 알아채지 못하게


나는 바위처럼 납작하게

나는 나무처럼 건들거리며

나는 구름처럼 둥싯거리며

나는 가장 나중에야 들통나는 사람


그러나 

언젠가 너로부터

배경이 되었던 날처럼

너무 갑작스럽지는 않게

너무 쓸쓸하지는 않게


저이들이 나와 홰나무와 능소화를 홀홀 접어서

손바닥만한 디카 주머니에 넣고

깨꽃처럼 웃으며 사라진다


- 시집  <입술을 건너간 이름>에서, 2012 -




*시인의 시에 나오는 바위, 나무, 구름, 홰나무, 능소화는 주로 내 사진의 배경이었다.

 그러나 이제 나는 저들의 배경이 되어 저물어가기를 원한다. 

 그랬으면 좋겠다. 

 시인의 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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