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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길/박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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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48회 작성일 20-12-07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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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박영근




 장지문 앞 댓돌 위에서 먹고무신 한 켤레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동지도 지났는데 시커먼 그을음뿐

 흙부뚜막엔 불 땐 흔적 한점 없고,

 이제 가마솥에서는 물이 끓지 않는다


 뒷산을 지키던 누렁개도 나뭇짐을 타고 피어나던 나팔꽃도 없다


 산그림자는 자꾸만 내려와 어두운 곳으로 잔설을 치우고

 나는 그 장지문을 열기가 두렵다


 거기 먼저 와

 나를 보고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저 눈 벌판도 덮지 못한

 내가 끌고 온 길들



 - 시집 <저 꽃이 불편하다>에서, 2002 -




 

 * 이 시에 대해 말을 많이 덧붙이는 건 실례다.

   다만 마지막 연에서 모든 건 요약된다.

   이만한 감동을 주는 마지막 연을 읽은 적이 없다.

   2002년 당시 신문을 통해 읽고는 

   감동으로 지새던 밤들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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