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화 / 진창윤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목판화 / 진창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17회 작성일 20-07-27 02:45

본문

목판화 / 진창윤 


목판 위에 칼을 대면

마을에 눈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골목 안쪽으로 흘러들어 고이는 풍경들은 늘 배경이다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는 여자의

문 따는 소리를 들으려면 손목에 힘을 빼야 한다

칼은 골목을 따라 가로등을 세우고 지붕 위에 기와를 덮고

용마루 위의 길고양이 걸음을 붙들고

담장에 막혀 크는 감나무의 가지를 펼쳐준다

나는 여자의 발소리와 아이의

소리 없는 울음을 나무에 새겨 넣기 위해

밤의 골목 끝에서 떼쓰며 우는 것도 잊어야 한다

불 꺼진 문틈으로 냄비타는 냄새가 새어나오더라도

칼을 놓지 않아야 한다, 그쯤 되면

밤 열두 시의 종소리도 새겨넣을 수 있을 것이다

삶의 여백은 언제나 좁아서

칼이 지나간 음푹 팬 자리는 서럽고 아프다

지붕 위로 어두운 윤각이 드러나면 드문드문 송곳을 찍어

마치 박다 만 못 자국처럼 별을 새겨 넣는다

드디어 캄캄한 하늘에 귀가 없는 별이 뜬다

여자는 퉁퉁 불은 이불을 아이의 턱밑까지 덮어주었다

내 칼이 닿지 않는 곳마다 눈이 내리고 있다


* 201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 작 


< 소 감 >


사각사각 칼질 소리에서 물 흐르듯 새겨나오는 풍경이 정겹다

초롬초롬 돋아나는 화자의 사유는 목판위를 넘쳐 온 마을을 감도는데


시각에서 후각으로 청각에서 행위로 공감각이 슬쩍슬쩍 끼어들면서

삶에 대한 형성력이 돋보이고

칼이 지나간 자리마다 소박한 삶들이 자르르 별빛처럼 쏟아진다


칼끝에서 일어나는 서정이 재미있고 신기한데 자꾸 끈적거림은 무엇인가? 

사람 사는 모습이겠지?

한 폭의 그림 같은 서사가 독자의 심상 속을 휘돌아 미지의 세계로 다름박질치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59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211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7 09-14
2110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2 09-12
2109 빛날그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0 09-11
2108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0 09-11
2107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3 09-09
210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2 09-08
2105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7 09-08
21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5 09-08
2103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8 09-07
210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1 09-07
2101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2 09-06
2100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7 09-06
2099 이면수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6 09-04
2098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0 09-04
2097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8 09-04
209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2 09-04
2095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9 09-02
2094 이면수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8 09-01
209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4 09-01
2092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3 08-31
2091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8 08-31
209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8 08-31
2089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2 08-30
2088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0 08-28
2087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4 08-27
2086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5 08-26
2085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7 08-25
2084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2 08-24
208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0 08-24
20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3 08-24
2081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3 08-21
2080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2 08-21
207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7 08-19
2078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1 08-19
2077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9 08-18
207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2 08-17
207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0 08-17
2074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7 08-16
2073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9 08-14
2072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0 08-12
2071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6 08-11
20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4 08-11
206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6 08-10
2068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6 08-09
206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9 08-07
206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5 08-03
206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9 08-03
2064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2 07-27
206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0 07-27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8 07-2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