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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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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면수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27회 작성일 20-09-01 15:53

본문

거미 / 김수영(1921~1968)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

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


시집 《사랑의 변주곡》 창비, 1988.


"이 설움 저 설움 해도 배고픈 설움이 제일"이다.
시인이 아무리 으스러지게 몸을 태우고,
시에 자주 입을 맞춘다 해도 가시지 않는 詩고픔의 설움.
온몸이 까맣게 타버리기만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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