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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바이칼 거대한 물 / 강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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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37회 작성일 20-03-1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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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바이칼 거대한 물 / 강우식


바이칼에 처음이자 마지막인 배를 띄웠다.

아내의 뼛가루를 한 움큼 허공에 뿌렸다.

샤먼의 주술 같은 바람이 흰 이를 드러냈다.

수면은 삽시에 안개꽃 천지였다.


꿈. 안개. 꽃이다.

환상의 수천억 개 안개꽃이다.

만다라의 물로 낯색이 바뀌었다.

산산이 녹으면서 바이칼이 되고 있었다.


바이칼, 풍요로운 물로

대지 위에서는 나를 먹이고 살 찌웠듯이

그대는 온갖 물고기의 친구로서

이제부터는 그것들의 피와 숨결이 되어서

밤낮으로 호흡하며 떠돌리라.


아니, 바이칼 되어, 바이칼 되어

이 지상이 갈증 나 타들어 가고 목마를 때

석유보다 더 비싼 거대한 물로 남으리라.

세상이 다 입을 대는 젖줄인

어머니의 호수여

너는 갈릴리의 어부처럼 배를 띄우게 하리라.


지상에서는 늘 가난한 식솔들이 일용할

따뜻한 마주유가 되었듯이

그대는 죽어서도 그리 살리라.


이 세상 물 먹지 않은 자 어디 있으랴.

그 물로 그대는 살리라.


* 강우식 : 1941년 강원도 주문진 출생, 1963년 - 1966년 <현대문학>

            서정주 추천으로 등단, 시집 <꽁치> 등 다수


< 소 감 >


안개에서부터 러시아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에까지 두루 존재하는 물에 

대한 소묘인 듯 

화자는 물이 인간에게 기여하는 온갖 현상을 성서(갈릴리의 어부)까지 

동원하고 있는데,


아내의 뼛가루가 안개꽃으로 보이는 꿈의 환상인 물 

그대는 풍요로운 바이칼 호로,

대지 위에서는 인간을 먹이고 살 찌웠고, 

온갖 물고기의 친구로서 그들의 피와 숨결이 되었다 등......


물 없으면 모든 생명체는 존재할 수 없는 부처님 만다라처럼 고귀하다고

또벅 또박 마침표를 찍으며 단호하게 화자는 노래하고 있다


지구의 70%가 물이고 모든 생명체의 70%도 물이다

이처럼 물은 우주만물을 지배하면서도 뽑내지 않고 거만하지 않고 

있는듯 없는듯 그들 속에서 존재하며 이바지 한다


타는 목마름에도 한 줌의 물

격렬한 火魔에도 한 바지의 물

가장 낮은 곳에서 세상의 온갖 쓰레기를 품고 아래로 아래로 흐르고 물!

일찍이 노자는 도덕경에서 上善若水(세상에서 가장 선한 것은 물)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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