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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개를 따라 / 신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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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01회 작성일 20-02-2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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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개를 따라 / 신성희


비탈에서 나는 쏟아져내렸다


개를 풀어놓고 따라 간다

하나인 것 같기도 하고, 둘, 셋인 것도 같다


저 개는 어디로 가나

오솔길 지나

벌판을 가로질러


뒷산 공동묘지,

무덤 곁에 나는 숨어 있다

오래된 뼈 냄새 맡으며


나를 찾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진다

가랑잎 바스락거리는 소리

나는 개를 끌어안는다


나를 안아준 개

쥐를 먹고

뛰어가던 개


해가 지고

땅거미가 깔리고

뼈만 남은 개가 나에게서 도망치고 있다

나는 개를 따라 달린다


하얀 그림자를 남기고


* 신성희 : 경북 안동 출생, 2016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 소 감 >

아마도 화자는 반려동물(개)과 산책하면서 일어나는 환상을 쫓아

꿈속을 헤매듯 허덕인다


그 속에는 그가 아닌 또 누가 살고있는듯, 개가 가는 방향을 따라 

쉼 새 없이 환상이 쏟아져내린다


그는 죽었는가? 무덤 속에서 그를 찾아오는 발자국 소리 들리고

길 잃은 공포가 삶의 허상이 밀물처럼 몰려온다


삶은 죽음에서 왔다 죽음으로 돌아가는 것, 출생이 시작이 아니고

사망이 끝이 아니듯, 낮이 되면 밤이 오고 밤이 되면 낮이 오듯 

삶과 죽음은 하나이다


화자는 아득한 환상 속에서 하나인듯, 둘, 셋인듯 하얀 개만을

따라가고 가는 곳은 현실과 환상이 혼재되어 있는데,


잦은 행 갈이와 연 구분에서 오는 당돌한 압박감과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안개 속처럼 독자도 끝끝내 긴장감을 늦추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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