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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과 생각 / 이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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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8회 작성일 19-01-28 00:07

본문

.

     풀은 생각 없이 푸르고 생각 없이 자란다

 

     생각도 아무 때나 자라고 아무 때나 푸르다

 

     그 둘이 고요히 고요히 소슬함에 흔들릴 때

 

     오늘은 웬일인지

 

     소와 말도 생각 없는 풀을 먹고

     생각 없이 잘 자란다고

 

     고개를 높이 쳐들고 조용히 부르짖었다

 

                                                                             -풀과 생각, 이병일 詩 全文-

 

     鵲巢感想文

     초식은 나 없이 푸르고 나 없이도 자라게 되어 있다. 나 없이 아무 때나 자라고 아무 때나 푸른 것인 나의 생각이며 시며 존재다. 다만, 살아 있는 한 그렇다.

     이 둘이 고요하다가 고요하고 쓸쓸할 때에 흔들리는 것이고 오늘은 웬일인지 소와 말도 나 없이도 그 풀을 먹고 나 없이도 잘 자란다고 고개를 높이 쳐들고 조용히 부르짖었다.

     시의 나르시시즘이다. 소와 말은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그 풀을 먹겠다. 자라나고 푸른 것은 풀뿐만 아니라 생각도 그렇다는 얘기, 그 생각은 정말 생각일까 젓가락으로 곱게 집어 음미해 본다. 휘어지지 않는 젓가락으로

 

 

     鵲巢進日錄

     옥돌 가득한 매장지에 치마를 묶어나 둔다

 

말에서 내린 금붕어가

 

     숲의 이끼를 따먹는다

 

이끼의 바위가 눅눅하더니만

 

     이슬 하나를 꼭 지며

 

풀밭은 너무 큰 샘을 꺾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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