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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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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구석/ 박봉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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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離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70회 작성일 18-10-22 08:57

본문

오래된 구석

 

박봉희

 

한때 잘 사용하고

베란다 창고에 보관한 물건들

그렇게 쌓아 두고 오래 잊었다

이사할 때 꺼내니 베란다 한가득이다

 

내 억누른 울음도 울컥 터뜨리면

저렇듯 하염없이 쏟아지리라

 

손꼽아 장만한 가전제품

꼭지가 확 돌아 무작정 산 옷가지

내 속 긁고 끓여 마련한

손때 묻고 먼지 낀 저것들

 

내 것이면서 내 것이 아닌

 

미련 없이 버려도

버리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앨범 속에 꽂힌 흑백사진들

한때 기억들, 그때의 그 집

 

프로필

박봉희 :계명대 대학원 문창과, 시에 등단, 시집[복숭아 꽃에도 복숭아 꽃이 보이고]

 

시 감상

 

법정 스님의 무소유. 소유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소유라는 말씀. 누군가 그랬다. 삶은 죽도록 사다가 죽도록 내버리며 사는 것이라고. 하지만 아무리 버려도 버릴 수 없는 것이 있다. 본문처럼 흑백사진들, 한때 기억들, 그때의 그 집. 물질이 아닌 정신이다. 이 가을, 오래된 구석의 어딘가에 방치된 내 한때를 꺼내 보자. 어쩌면 그것이 삶의 무소유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싶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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