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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책 / 이경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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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80회 작성일 18-05-27 03:51

본문

붉은 책 / 이경교

 

나는 펼쳐진다 파도소리 스며있는 머리말을 지나며

바다에 빠진다

 

갈매기 눈망울엔 물고기가 비친다

 

황하의 대범람이나 몽골제국의 아랍통치 이전부터

나는 새겨졌으며, 구운 빵처럼 몸이 부풀었다

 

나는 확장된다, 부드러워지고 깊어진다

달빛 촘촘히 너의 솔기마다 스며들 때

나는 떨어진다, 마파람 앞에서

이 떨림도 누군가에겐 운명을 흔드는 태풍 같아서

나는 잠시 머뭇거린다

 

제 1 장을 지나면 지중해 푸른 바다, 누군가

나를 떠메고 해안선을 지날 때, 보아라

모래의 잠든 눈꺼풀 아래 낙서 같은 활자들

스쳐가고

 

나는 지금 중세를 막 지나왔다 꼬리 흔들며

물고기들은 어디로 가는지, 발이 부르튼 별빛 아래

나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젖은 꽃잎과 먹장구름을 지나, 새로운 세계까지

잠든 네 이마에 꽂히는 번갯불 위에

 

나는 겹친다

 

* 이경고 : 1958년 충남 서산 출생, 1986년 <월간 문학> 등단

               시집 <꽃이 피는 이유> 외 다수, 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

 

# 감상

현란한 비유들이 책장을 넘길수록 은구술처럼 쏟아진다

책도 붉은 책 이름부터 요란하다

머리말 지나 제1장 지나  갈피마다 튀어나오는  물고기 뛰노는  바다의 소리

바람의 소리

황하의 대범람, 몽골제국의 아랍 통치는 역사적 사실인지 의문이지만 하여튼

나의 눈살은 제1장 지나 지중해의 푸른 바다에 머문다

북대서양에서 지브롤터 해협으로 들어가면 인류 문명의 발상지 지중해,

지중해하면, 3대양주 (유럽,아시아, 아프리카)의  30여개 나라가  운집해 있어 

세계 역사의 중심지다

화려한 그리스 문명과 로마 문명의 발상지며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이집트 문

명의 발상지가 이웃하고 있다

한 여인(헬레네)  때문에 그리스군과 트로이군이 10년간 싸웠다는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일리아스와 전쟁 끝나고도 집으로 돌아가는데 10년이나 걸렸다는

오딧세이아의  신화가 깃든곳 지중해,

 

- 나는 지금 중세를 막 지나왔다 꼬리 흔들며

- 물고기들은 어디로 가는지, 발이 부르튼 별빛 아래

- 나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모든 문화와 문명 그리고 역사는 오로지 책속에서만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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