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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너에게, 너를 위하여 / 박진숙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951회 작성일 17-11-20 21:21

본문

다시 너에게 / 박진숙

봄은 그늘이 춥다
뼛속이 아리다
네 영혼은 어디에 사는지
땅 위에서 바람은
불어오고 불어가는 곳을 모른다
네게 가는 길은 너무
멀어
오늘은 한자리에 걸음을 멈추고
지나간 날의 노래를 부른다
이제 나는 너에게 영영 이르지 않아도
좋다


너를 위하여

언제 어디서나 너는 무사하기를.
이 눈물과 근심이 땅에 닿아
네가 딛는 발걸음마다 튼튼하고 편안하여
너 사는 동안
네 머리 위에서 태양은 어머니 같고
별은 밝은 등불 같기를
빈다
나는 어둠 속을 가는 때에도.




朴珍淑 시인

1981년 <월간문학> 詩 부문 등단
시집으로, <다른 새들과 같이>
<잠 속에서도 나는 걷는다> 等


-----------------------------


<감상 & 생각>

삶이 속절없이 자아내는, 인연과 이별의 아픔

가슴 깊은 곳에 벌어진 상처를
곱게 꿰매는 숨죽이는 통증

그리고,
자신으로 부터 멀어지는 것에 대한
최후의 애정이
부드럽게 풀 먹인 무명 같은 느낌으로
펼쳐진다

아, 산다는 건......

얼마나 덧없고 쓸쓸한 일인지

더욱이, 세상 끝에
홀로 남겨진다는 건 얼마나 남루한 일인지

그래도,
朴珍淑의 詩는 따뜻하다

마음이 온유한 者가 순응(順應)의 감수성으로,
빚어내는 따뜻한 영혼의 노래이다

생각하면, 이 세상에 영원히 지속되는 건 하나도 없는 거 같다

하여 무상(無常)이런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도 그런 것이어서, 그 언젠가는
반드시 이별이란 걸 하게 되고 - 그래서,'회자정리(會者定離)'란 말도 있겠지만

(그 이별에는 부모, 자식, 형제 , 부부, 친구, 연인, 스승, 제자의 인연이라 할지라도
결코 예외가 없겠다)

사람따라 定해진 인연이 다함에 이별하는 건 어쩔 수 없겠으나,
한때는 자신의 소중한 인연이었던 사람의 안녕과 무사함을 기원하는
시인의 마음에서 이별을 초월하는 사랑의 모습을 보게 됨은
나만의 느낌인지 몰라도...


                                                                                    - 희선,



댓글목록

童心初박찬일님의 댓글

profile_image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가 힘들어도 너만은 잘 살길 빈다.
아내에게,또는 자식에게 비는 마음.
혹간은 나를 떠나간 이에게 행복을 비는 마음이겠네요.
돌아보면 나, 내 안의 나를 느끼는 나는 미나리밭에 돋아난 푸른 새싹일 수 있는데
그저 햇살과 바람과 물에 발 담근 나일 수 있는데
자기희생을 합리화하는 자각이란 존재와 부존재 사이의 복합성을 지녔나 봅니다.(__)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실, 인간은 본질적으로 타산적 打算的인 존재
(자신은 마치 그 무엇인 양, 남들 앞에선 꾸며대며 안 그런 척 할 수 있어도) - 그건 저도 마찬가지

하지만 인간이 결함 투성이의 불구 不具한 영혼을 지니고
게다가 거추장스런 욕망의 몸뚱이까지 달고 세상에 나온 이상, 어쩔 수 없단 생각도 들고

그래서일까..

어느 시대이던 人間世上은 늘 한 겨울의 추위보다 더 추웠고, 춥고, 추울 거라는 느낌

(특히, 요즘처럼 사람과 사람사이에 각박 刻薄한 情이 한 절정을 이루는 때는 더 그렇지요)

하지만, 이렇게 영하의 체온으로 인간들이 화석화 化石化되어 가는 시대에도
이토록 (나아닌 너를 위한)정신이 따뜻하게 순화 純化된 시인이 있나 싶을 정도로
우리들의 거칠고 앙상한 목을 부어오르게 하는 작품이란  생각도 드네요

(아무튼, 저는 박 시인의 시를 감상하며 그렇게 느꼈습니다)


귀한 말씀으로 자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동심초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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