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악사의 0 번째 기타줄 / 함기석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어느 악사의 0 번째 기타줄 / 함기석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69회 작성일 17-12-05 08:54

본문

어느 악사의 0 번째 기타줄 /함기석

 

흉부가 기타로 변한 여자가 어둠 속에서

늙은 몸을 조율하고 있다

심장을 지나는

여섯 개의 팽팽한 핏줄들

 

눈을 감고 첫 번째 줄을 끊는다

금세 깨질 것만 같은 울림 통에서

새들이 날아오르고

핏물이 저음으로 흐른다

 

기억의 동맥으로

망각의 정맥으로

심장 아래

시간의 텅 빈 자궁 속으로 흐른다

 

여자는 어둠을 안으로 삼키고

두 번째 줄을 끊는다

음의 물결 사이로

죽은 아이의 얼굴, 말들의 울음이 떠돌고

구름이 흘러나온다

내장이 훤히 비치는 구름

 

마지막 줄을 끊자

아이가 잠든 숲, 숯보다 어두운 숲의 지붕으로

연못이 떠오르고

여자의 몸이 묘비처럼

밤의 낮은음자리표 쪽으로 기운다

 

시간이 타버린 얼굴엔

검은 반점들이 추상 문자로 남아 있고

핏줄은 점점

소리 없는 음이 되고

샘의 늑골 밑으로 어둡게 번져간다

 

신음 속에서 0 번 줄을 퉁긴다

울림통 가장 밑바닥 샘에서 통을 깨는 음

침묵이 흘러나온다

아이가 기르던 은빛 물고기들이 나와

공중의 연못으로 헤엄쳐가고

시계들이 날개를 활짝 펴고 0 시의 바깥세계로 날아간다

 

하늘엔 주름진 바위

누가 악사의 혼을 저 어둡고 축축한 천공에 옮겨놓았을까

기타에 붙은 두 손이

흰 새가 되어

숲의 적막 속으로 무한이 날아간다

 

# 감상

   그로테스크 하면서도 황홀한 청각적 감각과 시각적 감각이 여인의 몸을 울림통으로

   해서 튕겨 나오고 있다

   그런데 여인이 줄을 튕기는 것이 아니라 끊는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자신의 소멸(죽음)

   과도 관계가 있는듯 하다

   눈을 감고 첫 번째 줄을 끊으니 기타 음이 핏줄을 타고 기억은 동맥으로 망각은 정맥으로

   시간의 텅 빈 자궁 속으로 흐른다

   어둠을 삼키고 두 번째 줄을 끊으니, 죽은 아이의 얼굴, 말들의 울음이 떠돌고 내장을 비치는

   구름이 흘러나온다

   마지막 줄을 끊자, 여인의 몸이 묘비처럼 밤의 낮은음자리표 쪽으로 기운다

   여인은 또 신음 속에서 0 번의 줄을 퉁기는데, 이는 침묵의 세계에서의 활동을 말하는듯 하다  

   은유의 폭이 넓어서 구태여 화자의 정확한 의중을 읽으려 할 필요없이 독자의 느낌 그대로

   운율을 타고 즐겨보는 것이도 좋을듯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79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11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9 01-12
1110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0 01-11
1109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9 01-11
1108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6 01-11
11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9 01-11
110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1 01-09
110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1 01-06
11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5 01-02
1103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4 01-01
1102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2 12-31
1101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1 12-31
110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0 12-30
109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0 12-29
10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0 12-29
109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1 12-26
1096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7 12-25
10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5 12-24
109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1 12-21
1093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1 12-19
109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5 12-19
109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7 12-17
109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6 12-17
1089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1 12-16
1088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9 12-15
10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0 12-14
108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7 12-12
1085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8 12-11
10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3 12-09
1083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2 12-08
1082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3 12-07
108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1 12-07
108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3 12-06
107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2 12-05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0 12-05
1077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7 12-04
1076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9 12-03
1075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2 12-02
10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5 12-02
10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8 11-30
107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9 11-29
1071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2 11-29
1070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1 11-29
1069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5 11-29
106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1 11-28
1067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8 11-27
10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2 11-25
1065
팽이 댓글+ 1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4 11-25
10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9 11-23
106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4 11-21
106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2 11-2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