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달을 믿는다 / 박형준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나는 달을 믿는다 / 박형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26회 작성일 17-12-17 05:31

본문

나는 달을 믿는다 / 박형준

(제13회 유심 작품상 수상작)

 

달에 골목을 낼 수 있다면 이렇게 하리,

서로 어깨를 비벼야만 통과할 수 있는 골목

그런 골목이 산동네를 이루고

높지만 낮은 집들이 흐린 삼십 촉 백열전구가 켜진

창을 가지고 있는 달

나는 골목의 계단을 올라가며

집집마다 흘러나오는 불빛을 보며 울리라,

판잣집을 시루떡처럼 쌓아올린 골목의 이집 저집마다

그렇게 흘러나오는 불빛 모아

나는 주머니에 추억 같은 시를 넣고 다니리,

저녁이 이슥해지면 달의 골목 어느 집으로 들어가

창턱에 떠오르는 지구를 내려다보며

한 권의 시집을 지구에 떨어뜨리리라,

달에는 아직 살 만한 사람들이 산다고

나를 냉대 했던 지구에

또 다시 밝아오는 아침을 바라보며 오늘도 안녕

그렇게 안부 인사를 하리라,

당신이 달을 올려다보며 눈물을 지을 때

혹은 꿈꾸거나 기쁠 때

달에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분화구들이 생겨나고

우리가 올려다 본 달 속에 얼마나 많은 거짓이 있는지

얼마나 많은 슬픔이 있는지

그 거짓과 슬픔 속에서 속고 속이는 것이

얼마나 즐거웠던 것인지

나는 달의 분화구마다 골목을 내고 허름한 곳에서 가장 높은

판잣집의 저녁 창마다 떠오르는 삼십 촉 흐린 불빛으로

지구를 내려다 보며 울리,

명절날, 이제는 아무도 살지 않는

고향집 툇마루에서

저 식지 않을 투명한 불빛을 머금고

하늘 기슭에 떠오른 창문을 바라본다

그렇게 달의 먼지 낀 창문을 열면

환한 호숫가에 모여 있는 시루떡 같은 웃음소리가 들여오리

 

# 감상

   올려다보는 달의 정서에서 달에서 내려다보는 정서로도 자리바꿈 하면서

   상투적 매너리즘에서 벗어나 달에 대한 옛 정취를 언뜻언뜻 느낄 수 있다

   창틀이 있으니 달빛이 있고 달빛이 있으니 시가 있고 시가 있으니 낭만이

   있다 그래서 아름답다, 달동네의 아득한 애환이 그리움으로 다가오는데,

   아주 먼 옛날의 달빛어린 내 고향마을이 어렴풋 떠오른다

 

   물에 잠긴 내 고향 앞산에는

   언제나 하얀달 떠오르고

   한가위 되면 그 달도 둥근달 되었지

   앞산에 뜬 둥근달 달빛 뿌리면

   쏟아지는 달빛 속에

   부르는 아이들 노랫소리

   동구 밖 느티나무 서낭당까지

   끊어질듯 울려 퍼지고

   구름 한 조각 달 위로 스쳐 가면

   구름이 흐르는 걸까

   달이 흘러가는 걸까

   찬연한 달빛 아래 밤은 깊어가고

   멀리서 개 짖는 낭랑한 소리

   긴 여운 남기며 온 마을 메아리치면

   둥실 떠오른 둥근달 바라보며

   어제께 시집온 새 색시 친정식구 그리워

   뒤뜰 가서 남몰래 눈물 흘렸지

 

                       - 졸작 <달빛고향>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79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11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8 01-12
1110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0 01-11
1109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8 01-11
1108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5 01-11
11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9 01-11
110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1 01-09
110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0 01-06
11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5 01-02
1103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4 01-01
1102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1 12-31
1101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1 12-31
110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0 12-30
109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9 12-29
10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0 12-29
109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0 12-26
1096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6 12-25
10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5 12-24
109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0 12-21
1093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1 12-19
109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4 12-19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7 12-17
109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5 12-17
1089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1 12-16
1088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9 12-15
10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9 12-14
108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7 12-12
1085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8 12-11
10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2 12-09
1083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2 12-08
1082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3 12-07
108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0 12-07
108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3 12-06
107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1 12-05
107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9 12-05
1077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6 12-04
1076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8 12-03
1075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2 12-02
10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5 12-02
10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7 11-30
107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8 11-29
1071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2 11-29
1070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0 11-29
1069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4 11-29
106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0 11-28
1067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8 11-27
10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2 11-25
1065
팽이 댓글+ 1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3 11-25
106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8 11-23
106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4 11-21
106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1 11-2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