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베리 / 정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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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41101)
블루베리 / 정종숙
자기편이 되어달라고 합니다
나는 왼편도 있고
오른편도 있고
떠날 수 있는 차편도 있는데
모든 날이 모든 날이 되지 못하고
모든 사랑이 모든 사랑이 되지 못하고
사랑하려는 사람은 없고
사랑받지 못했다고 아우성일 때
유채색 옷 입고 바람 따라나서는 것도 좋습니다
한 움큼 블루베리 먹는 것도 좋습니다
입안이 보라색으로 물들고서야 알게 되지요
의자를 치워서 쓸쓸한 거라고
도마뱀 보고 신났다는 전갈과
고래를 못 봐서 슬퍼하고 있다는 전갈과
또 다른 전갈을
무채색으로 읽어 봐요
물들기까지
시집(춥게 걸었다) 중/2024.11. 김포신문 기고
(시감상)
모든 날이 모든 날이 되지 못한다는 말과 모든 사랑이 모든 사랑이 되지 못한다는 말의 반대편을 생각해 본다. 자동사일까? 타동사일까? (모든)이라는 말에 구속된 내 마음의 편린인가? 모든 것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모든 이 모든 것이 될 것이라는 내 사유의 카테고리 속 착오였을 것이다. 아니면 그렇게 바라고 사는 것인지도 모를. 시인은 덧붙인다. ‘의자를 치워서 쓸쓸한 거라고’ 누군가 혹은 내가 내 마음속 의자를 치워버리면 쓸쓸해진다. 속 편하게 생각하자 ‘서 있는 사람은 오시오, 나는 빈 의자. 당신의 자리가 돼드리리다.’ 가을이다. 공원 한 귀퉁이가 서서히 겨울로 물들고 있다. (글/ 김부회 시인, 문학평론가)
(정종숙 프로필)
2020년 (시와소금) 등단, 시집 (춥게 걸었다)

정종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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