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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는 아무것도 / 박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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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85회 작성일 17-09-27 04:21

본문

노래는 아무것도 / 박소란

 

페품 리어카 위  바랜 통기타 한채 실려간다

 

한시절 누군가의 노래

심장 가장 가까운 곳을 맴돌던 말

 

아랑곳없이 바퀴는 구른다

길이 덜컹일 때마다 악보에 없는 엇박의 탄식이 새어나온다

 

노래는 구원이 아니어라

영원이 아니어라

노래는 노래가 어니고 아무것도 아니어라

 

다만 흉터였으니

어설픈 흉터를 후벼대는 무딘 칼이었으니

 

칼이 실려간다 버려진 것들의 리어카 위에

 

나를 실어보낸 당신이 오래오래 아프면 좋겠다

 

* 박소란 : 1981년 서울 출생, 2009년 <문학수첩>으로 등단

               시집 <심장에 가까운 말>

 

# 감상

   한 때 누군가의 노래와 함께 노래부르던 젊음의 환상 통기타,그 때는 신명 나고 좋았는데

   세월이 흘러 흘러 이제는 세상에 버림 받고 페품 처리 리어카에 실려가는 초라한 신세,

   그 실려가는 뒷모습이 이형기 시인의 시 "낙화"처럼 아름다웠으면 오직 좋으련만, 악보에

   없는 엇박의 탄식이라는 둥, 노래는 구원도 영원도 노래도 아무것도 아니라는 둥,

   더 나아가서 흉터라는 둥, 무딘 칼이라는 둥 만연된 허무주의를 본다

   나를 실어버낸 당신이 오래오래 아프면 좋겠다는 둥 배신과 배신의 극치를 또한 본다

   그런데, 텍스트를 읽어내려가면서 허무주의와 배신을 느끼면서도 선율에서 흐르는 아름다

   움을 느낄 수 있으니 시 장르의 묘미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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