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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나 / 전영아, 께냐* / 문성해, 궤나 / 김왕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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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59회 작성일 17-03-11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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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나 / 전영아


궤나가 되었으면 한다
호흡이 멈춘 내 몸을 天葬(천장)으로 뉘면
살갗은 독수리의 몸을 타고 바람에 흩어지고
오롯이 희디흰 정강이뼈만 남으리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내 정강이 뼈를
아프게 품어 줄 사람하나 가졌으면 한다
그가 떨리는 손에 내 정강이뼈를 고쳐 잡고
사막에 남겨진 고적한 발자국
긴 속눈썹을 가진 낙타의 순한 눈빛
초원에 골고루 슬어놓은 어린 나귀의 울음소리
그것들을 궤나에 실어 추억해 주었으면 한다.
아! 나는 미어지는 것들을 어디에다 죄 잃어버리고 왔을까.
바람 불고 구름 흩어질 때
야윈 내 정강이뼈를 훑고 지나가는
저 살빛 낮달도 슬펐으면 한다
어쩌다 한 번 피는 연보라 적란운보다
스텝에만 산다는 바오밥 나무보다
먼 곳에 있지 않은
궤나가 되었으면 한다


*동양일보 신인문학상 시 당선작 2016



께냐* / 문성해


저 모금함이 몇 개나 그득 차야 붉은 땅에 돌아가나
파주 장단콩 축제
독수리 살처럼 검붉은 살 위에
독수리 깃털로 된 옷을 걸치고
남아메리카 에콰도르 인디언 형제가 께냐를 분다

께냐, 사랑하는 이가 죽어야 탄생하는 악기여**
다시는 함께 못 부를 노래여
내 입술이 당신을 불면
절뚝거리며 걸어나와
흙과 바위와 시냇물에게로 건너가는 당신
염소젓으로도 핑그르르 차오르는 당신

연골연화증으로 물소리를 달고 사는 나의 무릎뼈도
들판에 오롯이 버려진다면 그리하여
그 위에 비와 바람이 숭숭 구멍을 뚫어놓는다면
담벼락을 흔드는 귀뚜라미와 풀잎의 노래가
어찌 안 나오고 배기리

바야흐르 곡명은 El Condor Pass***
하늘로 차오를 듯 흐느낌이 빨라지면
땅에 너무 오래 머문 독수리 깃털들이
너풀거리기 시작한다

아파트에 너무 오래 붙박인 늙은 정강이 몇도
훌쩍 일어나 덩실거리고
태양 너머 있다는 극지의 꼭짓점을 향해
후드득후드득 가창오리 떼들이 날아간다


*.안데스 피리, 죽은 애인의 정강이뼈로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다
**.인터넷 카페 디디의 여행이야기 <다시 께냐>중에서 빌려옴
***.<철새는 날아가고> 사이먼 가펑클(Simon And Garfunkel)의 노래

===============
문성해 시집 ‘밥이나 한번 먹자고 할 때’ 문학동네 2016. 12월 1일


궤나 / 김왕노

 

정강이뼈로 만든 악기가 있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그 정강이뼈로 만든 악기

그리워질 때면 그립다고 부는 궤나
그리움보다 더 깊고 길게 부는 궤나
들판의 노을을 붉게 흩어 놓는 궤나 소리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짐승들을 울게 하는 소리

오늘은 이 거리를 가는데 종일 정강이뼈가 아파
전생에 두고 온 누가
전생에 두고 온 내 정강이뼈를 불고 있나 보다
그립다 그립다고 종일 불고 있나 보다


시집『사랑, 그 백년에 대하여』 2010년. 천년의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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