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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 장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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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35회 작성일 17-04-08 19:40

본문

    
     / 장석주 
    
    
    새, 어떤 규율도 따르지 않는 무리. 
    
    새, 허공의 英才들. 
    
    새, 깃털 붙인 질항아리. 
    
    새, 작고 가벼운 혈액보관함. 
    
    새, 고양이와 바람 사이의 사생아. 
    
    새, 공중을 오가는 작은 범선. 
    
    새, 지구의 중력장을 망가뜨린 난봉꾼. 
    
    새, 떠돌이 풍각쟁이. 
    
    새, 살찐 자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가벼운 육체. 
    
    새, 뼛속까지 비운 유목민들. 
    
    새, 똥오줌 아무 데나 싸갈기는 후레자식. 
    
    새, 국민건강의료보험 미불입자. 
    
    
    
    
                                         - 장석주 시집, <절벽> 중에서  
    
    
    
    
    
    1979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와 문학평론이 당선됐다
    지금까지 10권의 시집과 6권의 문학평론집을 펴냈다 
    2000년에는 "20세기 한국문학의 탐험"(전5권)을 엮어냈다
    청하출판사의 편집.발행인으로 일했으며,
    현재는 경기도 안성의 <수졸재守拙齋>에서 글쓰기에만 
    전념하고 있다 
    
    
    
    
    
    <감상 & 생각>

    새에 관해 모두 그럴듯 하다... 고, 고개 끄덕여 본다.
    
    하지만, 왜 어떤 규율도 따르지 않는 무리라 했을까. 
     
    새들에게도 그들만의 엄격한 규율이 있는 것을. 
    (정연한 질서로 선두를 따라, 무리 지어 나는 그들을 보라)
    
    어쨌거나 시인의 말처럼... 무엇보다,
    그들은 '허공의 英才'라는 것에 공감이 간다.
    
    땅의 끈질긴 중력을 이겨내며,
    뼈 속에 지닌 무게를 거스르며,
    하늘에 머무는 그들의 모습을 보자면 그렇다. 
    
    그렇게 하늘로 솟기 위해,
    그들의 피는 얼마나 많은 애를 썼을까. 
    
    찰나(刹那), 그것은 
    더 이상 새가 아니라 성(聖)스러운 것이기도 
    하거니...
    
    
    
                                                                        -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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