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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염전 /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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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65회 작성일 17-04-10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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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염전 / 김경주

죽은 사람을 물가로 질질 끌고 가듯이
염전의 어둠은 온다
섬의 그늘들이 바람에 실려온다
물 안에 스며 있는 물고기들,
흰 눈이 수면에 번지고 있다
폐선의 유리창으로 비치는 물속의 어둠
선실 바닥엔 어린 갈매기들이 웅크렸던 얼룩,
비늘들을 벗고 있는 물의 저녁이었다
멀리 상갓집 밤불에 구름이 쇄골을 비친다
밀물이 번지는 염전을 보러 오는 눈들은
저녁에 하얗게 증발한다
다친 말에 돌을 놓아
물속에 가라앉히고 온 사람처럼
여기서 화폭이 퍼지고 저 바람이 그려졌으리라
희디흰 물소리, 죽은 자들의 언어 같은,
빛도 닿지 않는 바다 속을 그 소리의 영혼이라 부르면 안 되나
노을이 물을 건너가는 것이 아니라 노을 속으로 물이 건너가는 것이다
몇천 년을 물속에서 울렁이던 쓴 빛들을 본다
물의 내장을 본다

* 김경주 : 1979년 광주 출생, 2003년 <대한매일>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고래와 수증기) 외 다수

# 감상
  화자는 저녁 노을에 불타는 바닷가 염전을 바라보면서 그 풍경을
  묘사하는 방법이 이채롭다
  환유나 은유등의 비유보다는 풍경에 대한 전경화된 수식어들이 전
  편 가득 흐르면서 그 모습의 새로운 깊이를 더해주는 낯설게 하기
  인데, 시인 특유의 재능이 돋보인다

  - 희디흰 물소리, 죽은 자들의 언어 같은,
  - 빛도 닿지 않는 바다 속을 그 소리의 영혼이라 부르면 안 되나

  흰 소금의 심상이 어두운 바다 속을 헤매면서 시각적 청각적 공
  감각을 불러 일으키고 다시 영혼으로 번지는 이야기의 즐거움이
  출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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