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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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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 / 김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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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75회 작성일 17-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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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 / 김언희




    시시각각 홍채의 색깔이 변하는 태양
    퉤,퉤,퉤,퉤,퉤 침을 뱉어대는 바다
    사방으로 튀는 침방울
    좌판 위에서 잠을 깨는 물고기
    썩어갈수록 싱싱해지는 핏빛 물고기 눈알
    살 떨리게 몰아세우는 時時 刻刻의 혀
    너무 길거나, 너무 짧은 혀
    요원한 G-스폿, 詩여
    매 순간이 아사 직전인
    구멍 없는 매춘부!



鵲巢感想文
    시인 김언희 선생의 詩 특징이라면 ‘카페확성기 1에 시인의 시 캐논 인페르노’에서 다루었기에 여기서는 생략한다. 아무튼, 선생의 詩는 유별난 데가 있다.
    시제가 홍도다. 한자 표기를 하지 않았기에 여러 가지 의미를 생각할 수 있으나 필자가 보기에는 홍도弘道로 보아야 할 것 같다. 도를 넓게 펼친다는 뜻으로 시의 길을 말하겠다. 시는 묘사로 이루었다. 그럼 시인의 시를 들여다보자.
    詩는 시시각각 홍채의 색깔이 변하는 태양이다. 카멜레온처럼 詩 의미의 다변화 및 다의성을 말한다. 詩는 퉤,퉤,퉤,퉤,퉤 침을 뱉어대는 바다다. 한마디로 더럽고 아니꼽다. 시인의 심적 묘사다. 詩는 사방으로 튀는 침방울이다. 시 의미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침과 같다. 詩는 좌판 위에서 잠을 깨는 물고기다. 詩는 고체화된 문자지만 독자가 읽으면 살아 움직이는 물고기와 같다. 詩는 썩어갈수록 싱싱해지는 핏빛 물고기 눈알이다. 시를 읽어가는 과정을 시인은 썩는 과정으로 묘사하였으며 이것은 살아 숨 쉬는 생물체 눈알에다가 비유했다. 詩는 살 떨리게 몰아세우는 時時 刻刻의 혀다. 時時 刻刻은 때때로 새기는 말씀이겠다. 詩는 너무 길거나, 너무 짧은 혀다. 詩는 요지며 그 요지는 마음에 담아두니 오래간다. 詩는 요원한 G-스폿, 詩여, G-스폿은 에로틱한 시어다. 여성의 성감대로 어느 특정 부위를 말한다. 나이가 들수록 G-스폿은 위로 올라간다. 귀나 입 혹은 손가락이 될 수도 있다. 유명 작곡가의 피아노협주곡만 들어도 오르가즘을 느끼는 이가 있는가 하면 갖은 욕설로 오르가즘을 느끼는 이가 있고 매번 두드려야(타이핑) 마음이 안정되는 사람도 있다. 그러니까 詩는 성감대라는 말인데 조금 비약적인 것 같아도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느낌이 들 정도라면 책을 진정 사랑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말이다. 詩는 매 순간이 아사 직전인 구멍 없는 매춘부다. 굶주린 영혼의 먹잇감으로 이보다 더 좋은 묘사는 없지 싶다. 그러므로 시제 홍도는 홍도弘道가 된다.

    시인의 시를 감상하니 필자 또한 시의 묘사만 이루어 써놓은 게 있어 잠깐 소개할까한다. 2014년 동인 시집 ‘느티나무의 엽서를 받다’에 발표한 바 있다.


    돌산 / 鵲巢

    돌산 오르기 전은 큰 바윗돌
    틈새 기어가는 개미
    앞산 마을 하나 개간하고 나면 군소리
    주검 하나 없는 발파한 동굴
    탁 막힌 공간 떠받드는 발판과 발판,
    이어 붙인 솜사탕
    마치 가니 얇게 썬 슬라이스 치즈
    가래떡 위 흩뿌린 콩고물
    탁탁 트는 아름다운 말꼬리
    꼬리 잇는 소대가리
    그래서 서재는 무뚝뚝한 통나무
    말씀 그득 안은 소금 절임
    하얀 마늘종


    시는 돌산과 같다. 이 돌산이 하얀 마늘종으로 변하는 과정이다. 굳이 하얀 마늘종이라 표현하지 않아도 될 법했다. 그냥 마늘종이라 해도 무관하다. 마늘종의 그 색상은 하얗기 때문이지만 중복은 강조로 읽힌다.

    현대사회는 구석기 시대에 비하면 현격히 다 분화된 사회다. 이러한 시대에 사는 현대인은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산다. 이를 남선북마南船北馬라 한다. 고대 중국의 교통체계는 남쪽 지방은 배로 북쪽 지방은 말이었다. 화남지방은 강이 많아 수운이 편리했으며 화북지방은 산과 사막이 많아 주로 말을 이용했다. 이후 이 말은 사방으로 바쁘게 뛰어다닌다는 뜻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이러한 바쁜 시대에 사는 우리는 시학은 어쩌면 사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시는 우리의 영혼을 온전히 담아내는 배와 말과 크게 다를 바 없다. 하여 인생은 순탄한 길만 있을까 어쩌다 생활의 굴곡진 도로를 만나면 브레이크를 밟든가 아니면 리듬을 맞춰 엑서레이트를 살짝 밟아야 한다. 어쩌면 詩는 그 성체(船,馬)의 페달이다.
    잠시 마음의 안정을 취하며 삶의 속도를 제어할 줄도 알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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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김언희 진주 출생 1989년 <현대시학>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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