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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사과 / 조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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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62회 작성일 17-02-25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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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 조정인

여름이 지나간 자리에 얼얼한 火印이 남았다
낙뢰,
그 환한 치마 속을 올려다본 순간 가을의 환영을 다 보았다

한 그루 사과나무 둘레를 오래 배회하던 하느님의 발걸음
꽃이 다녀갔다 아름다운 발자국이 다녀갔다
폭염과 태풍이 휘갈긴 일필휘지가 다녀갔다 명료한 실과 속으로

정갈한 잉태와 겸손한 해산의 기억을 봉인한
붉은 편지가 한 통 도착했다
'세계는 아름답다고 죽도록 말해주고 죽도록 말해주고 싶었어요'*
유언을 남기는 것들 가까스로 다다른 중앙역, 가을이다

* 플로베르 : <인생은 아름답다고 죽도록 말해주고 싶어요, 하고 말
                    하며 꽃들이 죽어간다> 에서

# 감상
  자연의 현상(계절의 흐름등)을 事物化(메타포) 하는 기술이 대단하면서 재미가 있다
  - 여름이 지나간 자리엔 얼얼한 화인이 남았다 = 사과 또는 단풍
  - 그 환한 치마 속을 올려다본 순간 가을의 환영을 다 보았다 = 궁륭(穹隆) 속 붉은 사과나무 풍경
  - 하느님의 발자국 = 사과꽃
  - 정결한 잉태와 겸손한 해산의 기억을 봉인한 붉은 편지가 한 통 도착했다 = 잘익은 사과 하나 본다
  - 유언을 남기는 것들 가까스로 다다른 중앙역 =  생명이 있는 것들이 누리고 있는 4계절 중,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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