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夢想家 / 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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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35회 작성일 17-03-0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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夢想家 / 박성준




    돼지는 집중한다 혼신의 힘을 다해 제 위장을 움직이면서 고기가 자란다 돼지는 날씬하다 돼지는 차분하고, 고기는 중력을 향해 늘어지기 위해서 수없이 서로를 껴안는다 고기들의 연대감은 시끄럽고 돼지의 뒤집힌 코는 수그려서 먹기가 편한 형태로, 열등하다 목숨을 걸고 소화를 시키려는 집단의 고요는 비우려는 것이 아니라 다시 채우기 위해 유혹이 깊다 돼지는 자라지 않는다 한 번도 몸을 사랑한 적이 없고 한 번도 하늘을 올려다 본 적이 없다 전생으로부터 알아차린 일관성 있는 식사의 궁리는 저절로 외로워지기 위해서다 탄력 있는 웃음이 되기 위해서다 고요한 고통을 위해 돼지는 막다른 운명을 택한다 축사 바닥에 쓸리고 있는 찰랑거리는 배는 돼지의 유일한 불감이다 돼지는 울음으로, 살찐 머릿속의 말을 다 옮겨 적지 못한다 기꺼이 고기가 되기 위해 심장이 뛴다 생각이 날씬하다 그런 집중



鵲巢感想文
    시제 夢想家는 실현될 수 없는 헛된 생각을 즐기는 사람을 말한다. 시인은 돼지로 비유를 놓아 우리의 삶을 되짚어 본다. 그러므로 돼지는 몽상가를 제유한다. 이 몽상가는 시인이 될 수도 있지만, 다른 무엇을 상상해도 무관하다.
    몽상가는 돼지처럼 온 힘을 다해 생각을 부풀린다. 하지만 부풀린 생각은 단순하며 날씬하고 차분하다. 몽상은 중력을 향해 늘어지기 위해서 수없이 서로의 생각을 껴안는다. 이러한 생각은 연대처럼 시끄럽고 무엇을 먹듯 편하다. 하지만, 이러한 몽상은 비우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채우기 위한 일련의 활동 같은 것이다. 몽상은 열등하기까지 하지만, 목숨을 걸고 소화는 고요하기까지 하다.
    몽상가는 더는 자라지 않는다. 한 번도 제 몸을 사랑한 적이 없다. 한 번도 하늘 올려다본 적 없고 오로지 일관성 갖춘 식사의 궁리로 저절로 외로움을 표한다. 이는 오로지 탄력 있는 웃음을 쫓는다.
    고요한 고통을 위해 몽상가는 막다른 운명을 택한다. 축사 바닥 같은 허접스러운 마당에 불감증 같은 언어의 남발과 시초는 나름의 살찐 머릿속을 다 비울 순 없다. 기꺼이 삼겹살을 내어주듯 몽상가의 수첩은 심장만 뛴다. 그러니 아무 생각이 없다. 그런 집중만 한다.

    나는 이 시를 읽고 한참 몽상에 젖는다. 마치 나를 비판하듯 그렇게 읽었다. 하지만, 나는 꼭 나만의 존재가 아니라 우리 모두 될 수 있다. 21c 현대자본주의 시대에 사는 우리는 접속의 공간에 사는 돼지일지도 모르겠다.
    돼지는 제 살만 찌우는 데 급급하다. 나중은 생각지 않는다. 열녀전에 나오는 말로 남산현표(南山霧豹)라는 말이 있다. 남산의 검은 표범은 7일간 안개비 내려도 먹이를 찾아 산을 내려오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의 털을 기름지게 하여 무늬를 이루기 위함이다. 그러고 보면 주역에 군자표변(君子豹變)과 같은 뜻이기도 하다.
    몽상이 아니라 현실에 맞는 공부다. 공부를 차곡차곡 축적해서 지혜를 갖춰야겠다. 돼지처럼 찌운 몽상가, 잠시 포만감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실속은 없다. 빛 좋은 개살구다. 남산현표(南山霧豹)처럼 문체文體를 다듬고 문장을 이룬다면 세상 그 어떤 것도 바라보는 데 있어 주눅 들 일은 없다. 더 나가 눈빛은 검은 표범과 같아 세상 바라보는 것만도 더 빛나는 것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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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박성준 1986년 서울에서 출생 2009년 <문학과 사회> 등단
    군자표변(君子豹變) 조동범 詩人 詩 ‘렌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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