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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의 암각화 / 문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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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80회 작성일 17-02-12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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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의 암각화 / 문인수

지금은 모르고 안 운다

저 원시적인 세월호 참사에 구조 된
다섯 살, 권 모 어린이
시방 가족 중에 홀로 '침몰' 바깥에 앉아, 춥다,
아직 비극이란 걸 몰라
그저 놀란 새까만 눈만 말똥말똥 뜬 채
엄청 큰 바다 앞에 꽉 눌려 무표정하다, 다만
조그만 손으로 애써 젖은 양말을 벗으며, 한가지는
대답한다, 한 살 터울 오빠가 벗어준 구명조끼,
그 구명조끼만은 한사코 벗지 않는다, 봐라,
아이가 한평생 껴입어야 할 여러 벌
젖은 그림들
저 물 위에 이미 깊이 새겨졌다

훗날엔 자주 울고 있다

# 감상
  끔찍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시
  다섯 살 여자 아이는 너무 어려서 사태를 인식하지 못한다
  아이는 한 살 터울 오빠가 벗어준 구명조끼를 입고 먼저 밖으로 나왔는데
  그 사실의 현상이 아이에게는 물 위의 암각화로 한평생 고통으로 그림자
  처럼 따라 다닐 것이다
  그 아이의 마음 속에 새겨진 물 위의 암각화는 한 시대를 함께 산 우리에
  게도 지울 수 없는 고통으로 남을 것이며, 마지막 시제가 맞지 않는 것은
  (미래에 대한 현제 시제) 그 아이가 커 갈수록 그 고통을 현실처럼 느끼게
  된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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