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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치기 / 허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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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80회 작성일 17-01-20 11:55

본문

구슬치기 / 허소라


우리집 일곱살배기가 구슬치기를 한다. 일조권(日照權)을 잃은 골목길,
저희들이 파놓은 흙구멍 속을 또르르 구르는 구슬 따라 햇살이 몰려오고
하얗게 여린 내 어린 날이 더불어 들락인다.
파놓은 구멍 옆엔 일용할 양식인 양, 연탄재 소복하고
집짓기에 실패한 겨울 바람이 그 위를 넘어 가며 내 나이를 넝마처럼 건져낸다.
한 구슬이 한 구슬을 맞칠 때마다 나의 기대는 전진하고
단 한 번의 실패로 끝나지 않을 나의 노래처럼
아들놈의 구슬은 아들놈의 땀방울을 데리고 이리저리 구른다.
눈 먼 자의 여행인 양 낮은 곳으로만 구르는 구슬, 그러나
깊은 홈 속에서도 제 몸은 거짓없이 번쩍이고 밝은 하늘자락을 끌어들이고 있다.
먼 길을 가다 잘 못 빠진 홈 속의 구슬 하나, 내 어린 날 캄캄한 울음 하나 건져주고
저 혼자 일곱살배기로 웃고 있다.



許素羅 시인 

군산대 명예교수 . 전북문화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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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 생각>

시인은 신석정(辛夕汀) 시인의 제자로서 스승의 시풍을 이어
전원.목가풍의 시작(詩作)을 하였으나, 오늘 감상하는 시는
그런 정서와는 사뭇 다른 감각의 시 한 편이라고 할까

우선, 전통적 음수율 같은 건 전혀 고려하지 않고 과거와 현재의
시제(時制)가 한꺼번에 뒤섞여 있어서 각기 다른 시간들이 중첩된
몽타쥬 같은 느낌도 준다

시에서 말해지는 구슬은 화자의 모든 상상력이 이입(移入)된
반짝거림으로서, 삶이 노정(露呈)하는 명암을 효과적으로
반영하는 것 같다

생각하면, 산다는 건 어쩌면 구슬치기와도 같은 것

나 역시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니, 세상의 가파른 경사(傾斜)를 못 이겨
구슬치기를 할 때마다 잘못빠져 구른 구슬들은 그 얼마나 많았던가?

生에 관한 비유적 표현이 잔잔한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한 치도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앞에서 구슬치기는 마치,
눈 먼 자의 고된 여행과도 같은 것

하지만, 詩에서도 말해지듯 구슬은 그 자체로
거짓없이 반짝이고 밝은 하늘 자락을 품고 있으니......

오늘도 우리들은 각자의 구슬이 소망의 구슬을 맞추기 바라며,
매일 그렇게 삶이란 구슬치기를 하고있는 건 아닌지


                                                                     -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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