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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장 오래된 어처구니와 감히 / 박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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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90회 작성일 17-01-04 20:14

본문

나의 가장 오래된 어처구니와 감히 / 박라연






    불의 밥으로 태어나
    만물에게 하루치의 양식으로 서서히
    전사하는 저 태양 속에 숨어서

    뜨겁게 바칠 몸을
    다시 받으려고 12시간 만에 운행되는
    저 윤회 속에 끼어서

    만상의 호르몬으로 방울
    방울 구르는
    저 단추 구멍 속에 끼어서

    잠글 수도
    열 수도 없는 저 비밀 속에 숨어서
 
    어김없이 동명동체同名同體로 윤회하는
    저 빛 속으로
    나,
    사라지는 것


鵲巢感想文
    1
    시는 만물에 하루치의 양식 즉, 삶의 지식과 지혜, 도전과 용기를 제공하는 것과 같아서 그러는 시는 태양과도 같으며 태양이 내뿜는 불과 같아서 
    시는 하루 뜨겁게 살도록 12시간 만에 돌고 도는 고리 같아서
    온몸 흐르는 교감으로 단추처럼 나를 조이는 것과 같아서
    어떻게 쓸 수도 풀 수도 없는 저 비밀과도 같아서 하지만, 어김없는 영혼과 육체 한몸에 한껏 부여받는 빛과 같아서

    2
    시는 달이다. 우리 인간은 태곳적부터 달과 태양을 신성시했다. 옛 성인들은 이 거대한 자연에 철저한 숭배로 한 인생을 점치기도 했으며 그 운대로 모든 것을 의지했다. 우리가 듣지도 보지도 못한 달나라에는 옥토끼가 살고 있듯 그렇게 믿었으며 방아 찧는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이런 달은 우리의 먼 미래였으며 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이상이었으며 이 이상을 좇으려고 하루 그 힘든 노동을 해왔다.

    3
    옛사람이 이르기를 사람이 가난하면 지혜도 짧아지고, 복이 이르면 마음이 영특하다고 했다.* 가난을 극복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으나 마음에 이르는 공부는 어찌 손 놓을 수 있으랴! 하얀 달빛 그리며 달 같이 마음을 그리며 달처럼 이르기를 매일 고대한다면 가난이 가난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4
    하루 푸는 맛은 역시 태양의 저편 마치 단추처럼 밤을 꽃 피워야겠다.


========================
각주]
    * 인빈지단人貧智短, 복지심영福至心靈
    사람이 가난하면 지혜도 짧아지고, 복이 이르면 마음이 영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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