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무게 =고명재
페이지 정보
작성자본문
몸무게
=고명재
어떤 선로에 서든 올 것 같았다
오른쪽 왼쪽을 안 본 적 없다
발에 진동을 느낀 적도 있다
더는 쓰지 않는 철로였는데
침목이 빛나고 발가락이 간지러웠다
오는 거 아닌가, 꼭 보게 만드는
그렇게 늘 오는 것이고 싶었다
풀을 밟고
오는
육중한 것이고 싶었다
그게 불안일지라도 비참해져도
이탈을 모른 채
너에게 정직한 땀을 뻘뻘 흘리며
네 턱에 닿는 눈빛만으로 여름이 열리고 있었다
문학동네시인선 194 고명재 시집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062p
얼띤 드립 한 잔
땅콩=崇烏
어떤 쌍봉을 들든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돌려도 보고 눌러도 보고
손에 힘을 불어넣어 보았다
아직 삶은 콩은 아니었는데
들어 올리는 침묵과 팔짱 낀 방관에
기대란 오지 않는 모래밭이었다
그렇게 늘 뿌리고 싶었다
속을 비우고
싹을 틔우는
구수한 안주가 되고 싶었다
그게 뭉개지며 씹히는 일일지라도
두드러진 일탈로
너에게 쾌적한 감촉으로 닿을 수 있었다면
네 손에 얹는 그 순간부터 심장은 떨리고 있었다 =
고명재 시인하면, ‘왜 이 집에 왔니’ 가 생각난다. 시제를 보고 물론 시 감상에 붙인 말이지만,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꽃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왔단다 무슨 꽃을 찾으러 왔느냐 왔느냐 장미꽃을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하는 말처럼 머릿속에서 빙빙 돈다. 시 ‘몸무게’에서 언뜻 땅콩을 삶다가 드립 한 잔 내렸다. 시인께 누가 될 수 있으나 어디까지나 드립 한 잔이었음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언제 카페 오시면 진짜 드립을 내리리라. 참고로 땅콩은 모래밭에 심으면 잘 된다고 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