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답夏畓 =백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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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답夏畓
=백 석
짝새가 발뿌리에서 닐은 논드렁에서 아이들은 개구리의 뒷다리를 구워 먹었다
게구멍을 쑤시다 물쿤하고 배암을 잡은 눞의 피 같은 물이끼에 햇볕이 따그웠다
돌다리에 앉어 날버들치를 먹고 몸을 말리는 아이들은 물총새가 되었다
정본 백석 시집 문학동네 91p
얼띤 드립 한 잔
먼저 백석이 사용한 시어부터 정의를 내린다. 짝새는 뱁새를 말하며 발뿌리는 ‘발부리’의 평북 방언이다. 닐은 ‘일어난’의 고어며 물쿤은 물 큰, 연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날 정도 물컹한 모양이다. 눞은 ‘늪’의 평안 방언이다. 버들치는 잉엇과 민물고기다. 시제로 쓴 ‘하답夏畓’은 정식 단어는 없지만, 여름 논이다. 시제에서 얼추 이해가 서지만 열려있는 마당에 대한 시적 표현이다. 시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시골 아이들의 정감이 넘치는 놀이와 천진난만한 세계를 그렸다. 당시, 어떤 놀이를 하며 어떻게 놀았는지에 대한 분위기도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시는 어디까지나 한 면은 그러할지라도 다른 한 면은 시 객체에 대한 배려는 살려야겠다. 짝새라는 것에서 배필로 닿으며 발뿌리에서 발한 억한 감정이 있다면 논두렁은 경계의 한 축을 형성한다. 개구리는 개구리個球理처럼 어떤 이치를 다루는 개별적 장을 묘사한다. 그러니까 짝새가 발뿌리에서 닐은 논드렁에서 아이들까지가 시 주체며 개구리의 뒷다리는 시 객체다. 게구멍을 쑤시다. 게는 옆으로 가는 성질을 표현한다. 구멍은 허점이나 약점을 파악하려는 시인의 의도가 숨어 있다. 물쿤하고 배암을 잡은 눞에서 뱀은 사족으로 물컹한 입담까지 이룬 늪을 이루다 보면 물이끼가 낄 것이며 밭는 햇볕을 생각하면 따갑기만 할 것이다. 물은 진리다. 물이끼는 진리에 가까운 한 톨 때가 될 것이다. 돌다리에 앉어 날버들치를 먹는다. 날버들치는 어의 일종으로 어語를 상징한다. 돌다리는 시의 고체성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면 몸을 말리는 아이들은 피에 내려놓은 시인의 사고이겠다. 그것들은 물총새가 되었다. 시가 되었다. 어느 나뭇가지에 또 무엇이 앉았건 쏘아볼 일만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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