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의 각질 / 강윤미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골목의 각질 / 강윤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23회 작성일 16-12-23 20:30

본문

골목의 각질 / 강윤미





    골목은 동굴이다 / 늘 겨울 같았다 / 일정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었다 / 누군가 한 사람만 익숙해진 것은 아니었다 / 공용 화장실이 있는 방부터 / 베란다가 있는 곳까지, 오리온자리의 / 1등성부터 5등성이 동시에 반짝거렸다 /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표현처럼 / 구멍가게는 진부했다 속옷을 훔쳐가거나 / 창문을 엿보는 눈빛 덕분에 / 골목은 활기를 되찾기도 했다 / 우리는 한데 모여 취업을 걱정하거나 / 청춘보다 비싼 방값에 대해 이야기했다 / 닭다리를 뜯으며 값싼 연애를 혐오했다 / 청춘이 재산이라고 말하는 주인집 아주머니 말씀 / 알아들었지만 모르고 싶었다 / 우리가 나눈 말들은 어디로 가 쌓이는지 / 궁금해지는 겨울 초입 / 문을 닫으면 고요보다 더 고요해지는 골목 / 희미하게 새어 나오는 인기척에 세를 내주다가 / 얼굴 없는 가족이 되기도 했다 / 전봇대, 우편함, 방문, 화장실까지 / 전단지가 골목의 각질로 붙어 있다 붙어 있던 / 자리에 붙어 있다 어쩌면 / 골목의 뒤꿈치 같은 이들이 / 균형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 굳어버린 희망의 자국일 것이다


鵲巢感想文
    시제가 골목의 각질이다. 각질은 껍질, 껍데기다. 골목이라는 명사도 여기서는 부정적 의미다. 그러니까 큰 길이 아닌 좁고 구불구불한 어떤 길을 의미한다. 순탄하지가 못하고 어렵고 힘든 과정에 그 잔재, 그 기억쯤으로 보면 좋겠다.

    시를 보자. 첫 행에 골목은 동굴이라 했다. 직유다. 그러면 다음 행부터는 동굴과 같은 골목에 대한 묘사다. 여기서부터 시인의 마음이 들어가는데 늘 겨울 같다고 했다. 춥고 아리다. 일정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었다는 것은 큰 변화는 없었다는 얘기다. 고만고만하게 살았다는 의미다. 이러한 골목은 누군가 한 사람만 익숙한 것은 아니었다. 또 한 사람이 나가면 또 한 사람이 들어오고 들어 온 이 사람도 이러한 골목에 익숙해져 갔다.
    방도 여러 가지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표현처럼 구멍가게는 한마디로 시대에 뒤떨어졌고 창문을 엿보거나 속옷을 훔쳐가는 어떤 사건이 일어나기라도 하면 골목은 활기를 되찾았다. 취업을 걱정해야 하고 연애는 꿈도 못 꿀 일이다. 청춘이 재산이라는 아줌마의 말씀은 잊고 싶을 뿐이다. 이러한 골목의 갖가지 심정은 전단처럼 마음에 덕지덕지 붙었다.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현재는 온갖 힘을 써보지만, 이는 단지 굳어버린 희망의 자국이겠다. 각질처럼 말이다.

    이 시를 읽으면 나는 여태천 시인의 시 ‘골목’을 떠올린다. 이참에 여태천 시인의 골목도 들여다본다.


    조금 우스워지고 싶을 때 / 골목을 걷는다. // 김씨 아저씨가 구워내는 / 붕어빵 냄새는 즐겁다. / 달콤한 붕어빵 생각에 / 나는 조금 가벼워진다. // 종일토록 종이만 줍는 이씨 노인과 / 날씬해지고 싶은 홍씨 아줌마는 / 황금잉어빵을 먹으며 / 기억상실증에 걸린 붕어처럼 / 매일매일 골목을 이야기한다. // 아이들은 꼬리가 잘릴까 두려워 / 꼬리를 물고 골목을 달리지만 / 골목은 붕어의 것이다. // 나는 삼다수 한 병을 들고 / 목구멍이 간질간질할 때까지 / 골목을 걷는다. / 골목은 사라지기 좋은 곳이다.


    시인 강윤미 시는 골목에 현실적인 삶을 그린 것이라면 시인 여태천 시는 골목에 얽힌 사연과 골목 같은 기억력을 바탕으로 우리의 뇌를 중첩해 승화한 작품이겠다.

    시인 강윤미는 ‘골목의 각질’로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부분에 당선되었다. 2010년도였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한다. 솔직히 조금도 나아진 게 없는 서민의 삶이다. 2016년 세계일보 12월 23일 자 신문 내용이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중 다섯 명 중 한 명은 월 소득이 100만 원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이것은 통계청에 발표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다. 실 상황은 더 심각하다는 것이 신문의 내용이었다. 물론 도표로 더 자세하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발표했다. 경기가 심각하다. 이런 와중에도 창업에 뛰어드는 서민은 생각보다 많다. 특히 카페 업종은 경기가 무색할 정도다. 작은 카페도 많이 개업하지만, 대형 카페의 출현은 기존의 영업하는 카페까지 영향을 미치니 심각한 사회현상이 되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90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56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6 12-30
56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3 12-30
55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1 12-29
55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0 12-29
55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 12-28
55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7 12-28
55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0 12-27
55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0 12-27
55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6 12-27
55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6 12-26
55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6 12-26
55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8 12-25
54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3 12-25
54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3 12-24
54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9 12-24
열람중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4 12-23
545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5 12-23
54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7 12-22
54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0 12-22
54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1 12-22
541 李진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1 12-21
54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8 12-21
539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6 12-21
53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8 12-21
53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1 12-20
53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9 12-20
535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1 12-19
53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9 12-19
53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0 12-18
53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2 12-18
53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1 12-17
53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7 12-16
529 李진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0 12-16
52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9 12-16
52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5 12-15
52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2 12-15
52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5 12-15
52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9 12-14
52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2 12-13
52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3 12-12
52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1 12-12
52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4 12-11
51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9 12-10
51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5 12-10
51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6 12-09
51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6 12-08
51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5 12-07
5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4 12-07
51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5 12-04
51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9 12-0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