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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마리화장지 / 김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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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64회 작성일 16-10-11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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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마리화장지 / 김륭

공중화장실 벽에 걸려있던 두루마리 화장지가
툭, 떨어져 바닥을 구른다

우두커니 서 있던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바닥 칠 수 조차 없던
나무의 나이테가 풀렸다
구른다, 또르륵 삼겹살 몇근으로 끊어내지 못한 나무의 뱃살이
수백 수천장 푸른 손바닥에 새겼던 바람의 귀옛말이 신발처럼 벗겨진다
꼼지락 꼼지락 발가락으로 움켜쥐고 살았던
혓바닥이 구른다

동그랗게 말린 바람의 혓바닥이 핥아 먹어버린 나무의 시간 속으로 천둥벼락이란 뒤 마렵던 구름의 말, 혀가 짧아 말이 되지 못한
새는 푸드득 날개라도 풀어 쓰-으-윽 내 깊고 어둔 똥구멍 닦아내고 싶었을 것이다

도대체 나무는 급한 볼일을
얼마나 참은 것일까

두루마리화장지보다 함부로 풀어썼던 내 혓바닥이
펄쩍펄쩍 뛴다

# 감상
  재미있고 발랄한 시다, 김륭의 시는 내공 깊은 시도 있지만 이렇게 심적 부담감 주지않고  재미있고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시도 있다
  시인은 아주 사소한 서사에서 대상을 부각시키고 다듬어서 현상화 한다,
  조그마한 연관성만 있으면 슬쩍슬쩍 건드렸다 툭툭 치기도 하면서 기가막히게 텍스트를 엮어나간다

  - 우두커니 서 있던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바닥 칠 수 조차 없던 나무의 나이테
  - 또르록 삼겹살 몇근으로 끊어내지 못한 나무의 뱃살
  - 수백 수천장 푸른 손바닥(나뭇잎)에 새겼던 바람의 귀옛말
  - 두루마리화장지보다 함부로 썼던 내 혓바닥이 펄쩍펄쩍 뛴다
  (기묘하게 심상을 끌고가다 불쑥, 잠언 한마디 내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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