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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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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큐브 / 허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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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18회 작성일 16-11-09 15:16

본문

큐브 / 허영숙
                              -  각본


모든 길은 사방으로 열려있고 정해진 각본 속에 나를 가둬두고 누가 돌리고 있다

무섭게 밀려오던 파도와 나를 떠나간 슬리퍼 한 짝, 그때 나는 주문진 백사장을 돌고 있었고
파도는 내 주변을 돌아나가는 중이었다
우리는 종으로 횡으로 돌다 잠시 스쳐갔고 그 순간 슬리퍼 한 짝을 잃어버리라고 되어있었다

맞은편에서 오던 사람과 한 열(列)에 섰다 모든 별자리가 그 이름으로 빼곡했으므로
생은 여기서 완성되었다고 느꼈다
수천 년을 돌아 겨우 만난 사람인 듯 나는 이 입방체를 그만 빠져나오고 싶었다

오늘 돌아나간 저녁과 결별하고 다른 길 위에 매일 새로운 장면이 연출된다
장면들은 빠르게 눈앞을 스쳐 가거나
이미 지나간 장면이 다시 돌아와 그 시절의 캄캄한 뒷골목에서 호각을 불러대곤 했다

변두리까지 밀어냈다가 다시 중심으로 돌아오게 하는 신들의 손

늦은 오후, 풀 섶에 찌르레기 한 마리 죽어 있다 너는 멈추었으나 나는 가야한다
우리는 가을의 중심에서 이렇게 스쳐가야 한다고 적혀있다





 


2006 <시안> 詩부문으로 등단
시마을 작품선집 <섬 속의 산>, <가을이 있는 풍경>
<꽃 피어야 하는 이유>
시마을 동인시집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詩集, <바코드 2010>.<뭉클한 구름 2016> 等


-----------------------------------------

 

<감상 & 생각>

그 언젠가, <빈센조 나탈리 Vincenzo Natali> 감독의 "Cube"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일단(一團)의 사람들이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입방체(立方體)의 방에 갇혀있으면서, 무작위(無作爲)로 추출되는
생명의 위협에 간단(間斷)없이 봉착하면서
17,576개의 살인미로를 탈출해나가는 숨막히는 영화다.

그들은 끊임없이 <큐브>에서 탈출을 시도하지만,
결국엔 모두 생명을 마감한다는 그런 스토리 Story.

시인도 시의 부제(副題)로 '각본'을 달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도
그 같은 거대한 <큐브의 각본(脚本)>이 아닐까.

시도 때도 없이 엄습하는, 불행도 그렇고.

그러다가 아무 영문도 모른 채,
불의(不意)에 生을 마감하는 모습들도 그렇고.

그러나 유한하게 한정(限定)된 삶 안에서도,
갇혀있는 <큐브>에서 탈출하는 몸부림으로
끊임없이 추구하는 사랑과 행복.

그러나 그것을 획득하기가 지독히 힘들다는 것도
기실(其實), 잘 짜여진 神의 각본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모습들을 지켜보며, 신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할까.

그 결말이라는 게 뻔한데, 발버둥치는 인간들이
안쓰럽단 생각을 조금이라도 할까.

그러나, 각본 안에서 인간들이 보여주는
필사의 노력은 <규브>를 만든 신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것.

하여, 神도 때론 인간 앞에서 초라해진다.
인간이 신을 너머, 가장 인간다운 모습으로
서 있을 때에는...

영원성(永遠性)과는 거리가 먼 한정된 삶의 스쳐감에서도,
서로에게 <연민(憐憫)의 사랑>을 간직한 인간이
<큐브>를 지켜보는 무감정한 신보다 더 아름답게 느껴질 때가
있는 것이다.

비록, 그들이 결국에 한 줌의 재가 되어
세월의 저 편으로 덧없이 사라져 가더라도...


                                                               - 희선,




* 사족 :
詩意 (한정된 삶으로 각본처럼 정해진 세상에 머물다가, 스쳐가는 인연으로 떠나가는 아련한 슬픔)
에서는 다소 빗나간 감상이 되었지만,
<큐브>의 한 느낌을 술회(述懷)하다 보니.. [부족한 시읽기에 시인의 너그러움을 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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