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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기원 / 반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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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58회 작성일 16-07-20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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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기원 / 반연희

검은 숲으로 간다
비밀스러운 숲의 입구, 문은 늘 조심스럽게 열린다
달이 눈꺼풀 속에서 스르르 빠져나와
검은 하늘에 열리는 밤이면
태양의 눈동자를 가진 사내들이 검은 숲을 헤치고 들어간다

따뜻한 물이 흐르는 강을 건너
붉은 밤을 품고 있는 굴곡진 언덕을 지나
검은 숲에 도달한 이들은
자신의 시간을 멈추고 젖은 기억들도 지우고
불타오르기 위해
검은 숲 깊이 자신을 던진다

숲을 통과하는 일은 시간을 이어가는 일
숲을 빠져나온 사내들은
자신을 탕진하거나
자신을 복제 할 시간을 훔쳐 나온다

검은 숲의 소문은 무성 해지고
숲에 매료된 사내들은
가슴 속에 우물 하나씩 판다
어머니라는 깊은 우물
그 속에
새로운 숲이 비친다
세상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 반연희 : 2001년 <다층>으로 등단

# 감상
  프랑스 화가 에두마르 마네의 그림(풀밭 위의 점심식사)를 국내 시인이
  시로 텍스트화 한 것을 읽어본 적있다
  이 시도 화자가 프랑스 사실주의 화가 쿠르베의 작품 (세상의 기원)을 보고
  텍스트화 한 것으로 그림을 직접 보면 시의 흐름을 공감 할 수 있을것임
          오,
          성스럽고 성스러운 그대여!
          그대 태어났음에
          모든 악의 씨앗이요
          쾌락의 근원이요
          검은 숲 속의 천지창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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