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生이란 말을 얼마나 사랑했던가 / 이기철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나는 生이란 말을 얼마나 사랑했던가 / 이기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50회 작성일 16-08-10 00:37

본문


나는 생이라는 말을 얼마나 사랑했던가



내 몸은 낡은 의자처럼 주저앉아 기다렸다.
병은 연인처럼 와서 적처럼 깃든다.
그리움에 발 담그면 병이 된다는 것을 일찍 안 사람은 현명하다.
나, 아직도 사람 그리운 병 낫지 않아 낯선 골목 헤맬 때
등신아 등신아 어깨 때리는 바람소리 귓가에 들린다.
별 돋아도 가슴 뛰지 않을 때까지 살 수 있을까.
꽃잎 지고 나서 옷깃에 매달아 둘 이름 하나 있다면
아픈 날들 지나 아프지 않은 날로 가자.
없던 풀들이 새로 돋고
안보이던 꽃들이 세상을 채운다.
아, 나는 생이라는 말을 얼마나 사랑했던가.
삶보다는 훨씬 푸르고 생생한 생
그러나 지상의 모든 것은 한번은 생을 떠난다.
저 지붕들, 얼마나 하늘로 올라 가고 싶었을까.
이 흙먼지 밟고 짐승들, 병아리들 다 떠날 때까지
병을 사랑하자, 병이 생이다.
그 병조차 떠나고 나면, 우리
무엇으로 밥 먹고 무엇으로 그리워 할 수 있느냐.


                                                                     - 이기철




1943년 경남 거창에서 출생, 영남대 국문과를 졸업 동대학원에서 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2년 『현대문학』으로 데뷔했고, 1976년부터 '자유시' 동인으로 활동.
시집『낱말 추적』 『청산행』 『전쟁과 평화』 『우수의 이불을 덮고』 『내 사랑은 해지는 영토에』

『시민일기』 『지상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 『열하를 향하여』 『유리의 나날』
김수영문학상(1993), 후광문학상(1991), 대구문학상(1986), 금복문화예술상(1990),
도천문학상(1993) 등을 수상. 영남대 교수를 역임하고, 영남어문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 



 

<감상 & 생각>


시인은 시에서 말해지는 것처럼, 절망을 超克한 것일까.

그렇다면, 참으로 부러운 일.

나는 최소한 내가 生을 사랑하지 않았음을 안다.

그래서, 그 罰로 건강도 알뜰하게 잃었는지 모르겠지만.


(닿을 수 없는 그리움이란) 病마저 사랑한다는 시인이 정말 부럽다.

그는 절망하지 않기 위해서 시를 쓰는 게 분명하다.

그것이 그에게 살아가는 힘이리라.

곧, 삶의 원천일 것이다.

반면에 절망이 두려워 글을 쓰는 나는, 오늘도 虛妄의 꽃만 피운다.

 

아, 절망이여. 차라리 꿈꾸지 않게 해주길.

더 이상, 초라한 희망으로 이 빈곤한 가슴을 부풀리는 일이 없도록..


 

                                                                                      - 희선,




Impromptu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11건 92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46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9 08-31
46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1 08-31
45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7 08-29
458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6 08-28
45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9 08-27
45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3 08-25
45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1 08-23
45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3 08-20
45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8 08-18
45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6 08-17
45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1 08-16
45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9 08-12
열람중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1 08-10
44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6 08-09
447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7 08-06
44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8 08-06
445 위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2 08-05
444 위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7 08-05
44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3 08-04
44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0 08-02
441 8579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7 07-31
44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7 07-31
43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8 07-29
43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8 07-27
43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9 07-25
436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0 07-23
43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1 07-22
43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9 07-20
433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7 07-19
43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1 07-18
43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3 07-16
43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3 07-14
42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7 07-12
428 김유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46 07-11
42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6 07-10
426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7 07-09
42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3 07-08
42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0 07-07
42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3 07-06
42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8 07-06
421 새빛/장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1 07-05
42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8 07-04
419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6 07-02
41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0 07-02
41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8 07-02
416 Sunn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8 07-01
41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9 06-30
4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9 06-28
41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3 06-26
41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6 06-2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