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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성냥 / 차창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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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92회 작성일 16-06-01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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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성냥 / 차창룡

립스틱이 이생명체가 살아 있다는 유일한 증거다
립스틱이 발라진 입술을 문지르면 확
불이 붙는다
사랑이란 이렇게 쉽게 불붙는것
조심하라
그것은 모든 것을 잿더미로 만드는
특별한 재주가 있다

성냥에는 불의 신 아그니*가 잠들어 있다
성냥의 입술을 문지르는 것은
신을 부르는 것
당신의 시종이 모습을 나타낸다
시종은 따라오라 따라오라 손짓한다
저 멀리 신의 마을이 있으니
파멸이 있으니

성냥에 립스틱을 발라준 대가로
프로메테우스는
카우카소스 산의 바위에 묶여
독수리에게 간을 바쳤다
성냥의 붉은 입술은 곧
죽음을 각오한 신의 인간을 향한
사랑의 정표였던 말인가

불이 확 붙으면
성냥의 연정은 시작된다
성능이 좋을수록
무섭게 타들어 오는
앗 뜨거 얼른 버리고야 마는
사랑이란 이렇게 쉽게 시작되고
그것으로 끝인 것을

* 아그니 : 인도 신화 속의 불의 신, 희생제에 바쳐진 제물을 신들에게
                운반하는 역활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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