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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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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 서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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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11회 작성일 16-06-12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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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 서숙희



아무도 없는 밤을 누가 톡톡 두드린다

창문을 활짝 열고 귀마저 환하게 연다

늦도록 불 켜진 창에 빗금들이 깃을 부빈다

가볍게 스치는 여린 물빛의 느낌표들

빗금과 빗금 사이 번짐이 함뿍 젖어

투명한 울먹임으로 가슴에 스며든다

뒤척이는 한 영혼과 명징한 빗소리가

적막이라는 따스한 둘레 안에 깨어서

가만히 밤을 넘고 있다, 서로를 기댄 채



鵲巢感想文
    밤에 듣는 빗소리는 명징하다. 조용한 세상에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곧 시인과 함께 벗이 된다.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귀마저 환하게 열고 마는 시인, 이 비는 곧 작가의 마음을 옮겨가기까지 한다. 깃을 비빔으로서 이는 곧 시의 발단이다.

    시조 둘째 수는 시인의 마음을 옮겨놓는다. 근데, 이 비만큼 명징한 그 어떤 사유는 없다. 오로지 가볍게 스치는 여린 물빛뿐이다. 그러니까 삶의 무게, 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어떤 고뇌 같은 것이라고만 추증할 뿐이다. 빗금과 빗금 사이 번짐뿐이며 이것도 아닌 것 같고 저것도 아닌, 오로지 가슴에 스미는 아픈 현실들,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시조 셋째 수는 뒤척이는 한 영혼, 곧 시인이겠다. 명징한 빗소리는 시인의 마음을 환유한다. 적막이라는 따스한 둘레 안에 깨어서, 이러한 표현도 빗방울에 착안하여 어떤 세계관을 대신한다. 이 적막한 밤을 서로의 마음을 기댄 채 넘는다. 결국, 혼자서 이겨낸다.

    이건 사족이다만, 필자가 사는 집은 패널 집이라 빗소리는 누가 두드리는 것처럼 오지는 않는다. 천만 대군쯤 되는 이 천만 대군이 탄 말이 마치 힘차게 달려오는 듯하다. 가히 장관을 이룬다.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거린다. 처음 이 집에 잠잘 때는 잠이 오지 않았다. 지붕이 무너지는 듯해서 두 눈 똑바로 천장만 봤다. 지금은 자장가다. 그 어떤 바이올린보다도 피아노 협주곡 황제를 듣듯 구슬이 막 굴러간다. 조선을 세운 이성계도 운명을 작곡한 베토벤도 이러한 지붕 밑에서 잠자지는 않았을 거로 생각하면 무척이나 행복하다.

    비 오면 천만 대군쯤은 사열하고 있을 테니 그 어떤 두려움도 없이 잠만 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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