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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산 / 이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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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54회 작성일 16-06-22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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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산 / 이건청

객사에 누워 뒤척이는 새벽
벌레들이 운다
벌레들이 푸른 울음판을 두드려
울려대는 청명한 소리들이
쌓이고 쌓이면서
반야봉 하나를 뒤덮고
마침내 그 봉우리 하나를 통째로 떠메고
조금씩 가는 게 보인다
새벽이 깊을 수록 더 깊어진 울음의 강이
산을 싣고 유유히 흐르는 게 보인다
아래쪽 산자락을 잘팍잘팍 적시면서
벌레 소리에 떠나가는 산,
골짜기의 절간까지, 싸리나무 일주문까지
벌레들이 그 울음소리로 떠메고
남해 바다로 가고 있는 게 보인다

# 감상
  상상력의 확산과 전이가 돋보이는 시이다
  절간의 새벽 벌레 울음소리가
  상상력을 타고 쌓이고 쌓여 반야봉을 뒤덮고
  드디어 조금씩 봉우리가 움직이더니, 끝내는
  절간과 일주문까지도 떠메고 남해바다로 가고있는 게 아닌가
  나도 산사의 적막이 어떤 심상을 일으키는지 알고 싶어 한 일주일
  산사에 머문적이 있는데 그때 지은 시 초라하지만 소개 해 본다

    산 울 림

  동쪽 하늘에 해 솟는다
  설산 녹여 밤새 얼린 차가운 해가 솟는다
 
  호 호 불며 범종아 울어라
  천년 울어서 목이 쉰 그 소리로 울어라

  둥글둥글 종소리 떠난다
  이 산 너머서
  저 산 끝까지

    마을 지나
    강 건너서

    골골이 굽이굽이
    햇살 따라서

    가다 쉬고 가다 쉬고
    산울림도 찾아오지 못하도록 멀리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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