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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신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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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44회 작성일 16-04-18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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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신경림

옛 사람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때가 있다
배낭을 멘 채 시적시적
걸어들어가고 싶은 때가 있다
주막집도 들어가보고
색시들 수놓는 골방문도 열어보고
대장간에서 풀무질도 해보고
그러다 아예 나오는 길을
잃어버리면 어떨까
옛 사람의 그림 속에
갇혀 버리면 어떨까
문득 깨달을 때가 있다
내가 오늘의 그림 속에
갇혀 있다는 것을
나가는 길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두드려도 발버둥쳐도
문도 길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오늘의 그림에서
빠져나가고 싶을 때가 있다
배낭을 메고 밤차에 앉아
지구 밖으로 훌쩍
떨어져나가고 싶을 때가 있다

* 감상
한없이 떠돌아다니는 보헤미안처럼 낭만적인 시
이미지의 전이가 대단하다
- 나오는 길을 잃어버리면 어떨까
- 옛사람의 그림 속에 갇혀 버리면 어떨까
악몽 속에서 허덕이기도 한것 같은
- 나가는 길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두드려도 발버둥쳐도, 문도 길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그러다 지구를 떠나버리고 싶은 화자의 잠재적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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