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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꽃잎 속 / 김명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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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01회 작성일 16-01-1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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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꽃잎 속 / 김명리

퇴락한 절집의 돌계단에 오래 웅크리고

돌의 틈서리를 비집고 올라온
보랏빛 제비꽃 꽃잎 속을 헤아려본다

어떤 슬픔도 삶의 산막 같은 몸뚱어리를
쉽사리 부서뜨리지는 못했으니

제비꽃 꽃잎 속처럼 나 벌거벗은 채
천둥치는 빗속을 종종걸음으로 달려왔다

내 몸을 휩싸는 폭죽 같은 봄의 무게여

내가 부둥켜안고 뒹그는 이것들이
혹여라도 구름 그림자라고는 말하지 말아라

네가 울 때, 너는 네 안의 수분을 다하여 울었으니

숨 타는 꽃잎 속 흐드러진 암향이여
우리 이대로 반공중에 더 납작 엎드리자

휘몰아치는 봄의 무게에
대적광전 기우뚱한 추녀 또한 뱃고동 소리로 운다

*감상
화자는 절집의 돌계단에 웅크리고 앉아서
돌 틈에서 나오는 제비꽃 꽃잎 속을 본다
그 속에서 올라오는 꽃잎의 연약함을 자기의 슬픔과 동일시 한다
"제비꽃 꽃잎 속처럼 나 벌거벗은 채
천둥치는 빗속을 종종걸음으로 달려왔다" 고 한탄하면서
"내가 부둥켜안고 뒹그는 이것들이"
'네가 울 때, 너는 네 안의 수분을 다하여 울었으니"
다시 말해서, 너와 나는 최선을 다해 이곳까지 왔으니
대적광전 추녀도 깜짝 놀라서 기우뚱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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