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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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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자두/이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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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나문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878회 작성일 15-12-03 00:45

본문

자두/이상국



나 고등학교 졸업하던 해

대학 보내 달라고 데모했다

먹을 줄 모르는 술에 취해

땅강아지처럼 진창에 나뒹굴기도 하고

사날씩 집에 안 들어오기도 했는데

아무도 아는 척을 안 해서 밥을 굶기로 했다

방문을 걸어 잠그고

우물물만 퍼 마시며 이삼일이 지났는데도

아버지는 여전히 논으로 가고

어머니는 밭 매러 가고

형들도 모르는 척

해가 지면 저희끼리 밥 먹고 불 끄고 자기만 했다

며칠이 지나고 이러다간 죽겠다 싶어

밤 되면 식구들이 잠든 걸 확인하고

몰래 울 밖 자두나무에 올라가 자두를 따 먹었다

동네가 다 나서도 서울 가긴 틀렸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렇게 낮엔 굶고 밤으로는 자두로 배를 채웠다

내 딴엔 세상에 나와 처음 벌인 사투였는데

어느 날 밤 어머니가 문을 두드리며

빈속에 그렇게 날 것만 먹으면 탈난다고

몰래 누룽지를 넣어주던 날

나는 스스로 투쟁의 깃발을 내렸다

나 그때 성공했으면 뭐가 됐을까

자두야

*저 시인이 그 때 데모에 성공해서 서울로 가서 사각모 쓰고 대학을 졸업했다면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모름지기 시에 힘이 들어가거나 각이 서서 질리거나
읽다가 벌 서는 기분이 들게 하는 시를 쓰는 시인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가방끈이 길지 않아, 시인의 생활은 고달프거나 반짝이지는 않았겠지만
시인의 영혼은 언제라도 겨울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반짝일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 자두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상국 시인은 제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고, 존경하는 시인..

간만에 그의 시를 읽고, 눈물 한 방울... 뚝

영선 시인의 감평도 참 좋습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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