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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 이윤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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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50회 작성일 15-12-1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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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 이윤학

오리가 쑤시고 다니는 호수를 보고 있었지
오리는 뭉툭한 부리로 호수를 쑤시고 있었지
호수의 몸속 건더기를 집어 삼키고 있었지
나는 당신 마음을 쑤시고 있었지
나는 당신 마음 위에 떠 있었지
꼬리를 흔들며 갈퀴손으로
당신 마음을 긁어 내고 있었지
당신 마음이 너무 깊고 넓게 퍼져
난 가보지 않은데 더 많고
내눈은 어두워 보지 못했지
난 마음 밖으로 나와 볼일을 보고
꼬리를 흔들며 뒤뚱거리며
당신 마음 위에 뜨곤 했지
난 당신 마음 위에서 자지 못하고
수많은 갈대 사이에 있었지
갈대가 흔드는 칼을 보았지
칼이 꺾이는 걸 보았지
내 날개는
당신을 떠나는 데만 사용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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