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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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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김이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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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나문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96회 작성일 15-12-1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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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

    김이듬



눈이 와, 여긴 함박눈이야
네 목소리를 듣고
별안간 난
한 번도 함박눈을 맞아보지 못한 걸 알았어
평범한 기쁨을 떠나 있는 것 같아
엄청난 사태로부터도

늙은 시인에게서 사랑 없는 일생을 살았다는 말을 들을 때처럼 싱거운 얘기지

눈을 감고 눈을 상상해
폭설이 난무하는 언덕에 서 있어
두 팔을 벌려야 해
입을 쫙 벌린 채 눈덩이를 받아먹어
함박눈은 솜사탕만 할 거야
네게 한 번이라도 함박눈이 되었으면 좋겠어
눈발이 거세지고 조금씩 나는 파묻혀가고 있어
난 하얀 구릉이 되어 솜사탕처럼 녹아가네

눈은 죽은 비라고 루쉰이 그랬나?

네 얼굴에 내가 내리면
코가 찡하겠니?
나를 연신 핥으며 달콤해 아 달콤해 속살일 거니?
나를 베개 하고 나를 안겠지
우린 잠시 젖은 후 흘러갈 거야
너무 싱거운 거 같아 망설인다면
삽으로 떠서 길가로 던지겠지

*너무 젖어도 안 되고, 적당한 거리에서 적당히 내리는
지금 밖에 내리는 저 눈정도면 사랑하기에 딱 좋은 량일라나,
사랑도 눈도 너무 많아 질척거리게 되면 삽으로 떠져서 길가로 버려지는 걸...
사랑 없는 일생을 살았다는 말을 시인이 했다면,
시인이라고 다 열렬한 사랑 한번쯤 하다가 생을 마감할꺼라고 여기는 일은 하지 않겠지,
사실 시인이 그렇게 뜨겁기만한 사람들은 아니야, 수은주 아래보다 더 차거운 사람들도 있는거지,
사람들처럼... 눈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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