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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천(人乃天)/김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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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나문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11회 작성일 15-12-20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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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천(人乃天

                    김주대


아버지의 정자는 갈기를 달고 사자처럼 달렸다
나의 시작은
소용돌이치는 어머니의 열기 속으로
아버지가 맹렬히 뛰어들 때부터이다
아니, 나의 시작은
아버지가 어머니의 벌거벗은 곡선 위에서
꼬리뼈를 흔들며 정자를 태동시키던 때부터이다
아니, 정자 이전 수유기의 아버지가
할머니 유두에 입을 대던 그 따스했던 처음부터
할머니의 젖과, 젖을 돌게 한 펄펄 끓던 미역국부터
미역부터가 나의 시작이다
아니, 더 거슬러올라가 나는 물을 잡고 울던 해저
미역을 밀어올린 바다이기도 하지만
천둥과 시퍼런 폭우로
일렁이는 바다를 쏟아낸 하늘이 나의 진짜 시작이다

지금 하늘은 아들을 통과하고 있다

*나의 시작도 그러하다
아버지가 어머니의 곡선을 타던, 그 이전 할머니의 곡선을 할아버지가 타던
아니, 시인의 시작처럼 천둥과 시퍼런 폭우로 일렁이는 바다를 쏟아낸 하늘이, 아니
그 하늘 이전의 다른 무엇, 그러나 나로서는 알 수 없는, 그러나 내 몸이 가끔 느끼는 그 무엇으로부터 시작이다.
지금 그 무엇은 내 딸을 통과하며 딸아이의 영혼을 웅숭깊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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