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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온에서 / 나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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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93회 작성일 16-01-0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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臥溫에서 / 나희덕

산이 가랑이 사이로 해를 밀어넣을 때,
어두워진 바다가 잦아들면서
지는 해를 품을 때,
종일 달구어진 검은 뻘흙이
해를 깊이 안아 허방처럼 빛나는 순간을 가질 때.

해는 하나이면서 셋, 셋이면서 하나

도솔가를 부르던 월맹노인아,
여기에 해가 셋이나 떳으니 노래를 불러다오
뻘 속에 든 해를 조금만 더 머물게 해다오

저녁마다 일몰을 보고 살아온
와온 사람들은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떨기꽃을 꺾어 바치지 않아도
세 개의 해가 곧 사라진다는 것을 알기에
찬란한 해도 하루에 한 번은
짠물과 뻘흙에 담근다는 것을 알기에

쪼개져도 둥근 수레바퀴,
짜디짠 내 눈동자에도 들어와 있다
마침내 수레가 삐걱거리며 굴러가기 시작한다

와온 사람들아
저 해를 오늘은 내가 훔쳐간다


* 감상
나희덕의 시는 언제나 안정감과 평온함을 준다
본 시에서도 해지는 모습을 세종류의 모습으로 설명하면서
신라 경덕왕 때 월맹사가 지은 향가 도솔가를 삽입, 이미지화 했다
와온에서의 해지는 풍경에서 둥근 태양이 수레바퀴가 되어 
시인의 눈동자로 굴러 들어오고 있는 사유는 무척 평온하고
정다음을 주면서도 이채로움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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