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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 자크 프레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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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908회 작성일 15-10-17 15:42

본문

어느 새의 초상을 그리려면 / 자크 프레베르

우선 문이 열린
새장을 하나 그릴 것
다음에는 새를 위해 뭔가 예쁠 것
뭔가 단순할 것
뭔가 쓸 만한 것을 그릴 것

그 다음엔 정원이나 숲이나 혹은 밀림 속
나무에 그림을 걸어 놓을 것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움직이지도 말고........
때로 새가 빨리 오기도 하지만
맘먹고 오는 것이 여러 해가 걸리기도 하는 법

실망 하지 말 것
기다릴 것
필요하다면 여러 해를 기다릴 것
새가 빨리 오고 늦게 오는 것은
그림의 성공과는 무관한 법

새가 날아 올 때는
혹 새가 날아 오거든
가장 깊은 침묵을 지킬 것
새가 새장에 들어가기를 기다릴 것
그리고 새장에 들어 가거든
살며시 붓으로 새장을 닫을 것
그리고
모든 창살을 하나씩 지우되
새의 깃털을 다치지 않도록 조심할 것

그리고는 가장 아름다운 가지를 골라
새의 초상을 그릴 것
푸른 잎새와 서늘한 바람과
햇빛의 가루와 여름 열기 속
풀 숲을 기어다니는 작은 곤충 소리들을
또한 그릴 것

이어서
새가 노래하기를 맘먹도록 기다릴 것
혹 새가 노래하지 않으면
그것은 나쁜 징조
그러나 노래하면 좋은 징조
당신이 사인해도 좋다는 징조

그런 후에 당신은 살며시
새의 깃털 하나를 뽑아
그림 한 구석에 당신 이름을 쓰세요

* 자크 프레베르 (1900 - 1977 ) : 초현실주의 작가 그룹에 속해
                                            활약한 프랑스 시인


* 감상
  "시란 평생을 걸고 써야할 자기와의 끝없는 싸움" 라는
    말이 있듯 詩作이란 고독하고 힘든 자기와의 싸움인데

    본 시인은 아마도 詩作의 이런 심상 과정을 염두에 두고
  아주 가벼운 터치로 충고 ,조언 표현 한 것으로 생각된다
 
  - 실망 하지 말 것
  - 기다릴 것
  - 필요하다면 여러 해를 기다릴 것
  - 새가 빨리 오고 늦게 오는 것은
  - 그림의 성공과는 무관한 법

  - 그런 후에 당신은 살며시
  - 새의 깃털 하나를 뽑아
  - 그림 한 구석에 당신 이름을 쓰세요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프레베르의 시 몇편을 올린 적 있었지만..

간명한 문구로 많은 걸 전달하는 시인이죠

잘 감상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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