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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림자 / 최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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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41회 작성일 15-10-3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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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림자 / 최호일

햇빛 말짱한 대낮에도 그림자 없는 것이 있다
바로 그림자

열 살이 되기 위해 길을 건너는 아이도
깨지지 않은 유리창도 모두 조심스럽게 그림자를 거느리고 있다
사실 그림자도 다가가 옷을 벗겨보면
양파 껍질처럼 냄새나는 그림자가 또 있을지 모르지만
태양은 본질적인 것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어느 땐 우리 집 개가 몸을 부르르 떨며 먼지를 턴다
가끔 혼자 넘어진다
그러면 그림자도 같이 일어난다

땅을 가만히 들춰 보면 거기 그림자 없는 사람이 누워 있다
그가 신문을 읽고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오늘자 스포츠 신문을 읽고 있다는 생각은 편견이다

오늘은 문이 잘 열리지 않아
그림자 도독놈이 그림자를 한 개 훔치러 왔다가
제 그림자를 벗어놓고 갈지도 모른다

내가 종일 걸치고 다닌 옷의 팔다리에 달라붙어
질긴 곱창 그림자를 씹고 있는 그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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