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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위의 잠 / 임재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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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33회 작성일 15-11-20 15:19

본문

물위의 잠 / 임재춘

삶은 나를 흔드는 물결

침대칸이 좁아 나는 나를 흔들어야 했다

누군가의 고여있는 체취에
무릎을 세우고
술잔에 밤을 출렁이며 자다 깨다 뒤척이다가
갑판에 나가도 바닷바람에 밀려
드나들기를 반복하였다
단둥까지 가는 뱃길

떠나온 길은 갈 때까지 출렁이는 것

흔들리는 팔을 뻗으면
우리 사이 팔 길이 정도 흔들리고
맞은편 침대 커틴 속엔
다른 사람의 숨소리
다시 배 밖은 캄캄한
바다 안개가 온 세상을 에워싼
흔들림에 길들어서야

전생부터 익숙했던 물 냄새
물위에 나를 몰아가던 비린내
비늘이 돋아
뒤척이며 마주쳤던 별들이
금빛 물고기로 현신하는 아침
한밤을 다 돌고 온 춤이 이어졌다

떠서 흔들리는 추의 중심은
내 몸에 박혀있었다


* 임재춘 : 200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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