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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장례 / 배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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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40회 작성일 15-09-14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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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온 임종을 감지한 듯
도미는 온몸을 한번 힘차게 출렁거렸다
이미 예리하고 민첩한 칼날에 복부가 열리고
물결무늬 선명한 살이 발려진다
선선한 무의 칠성판에
대가리와 뼈대가 형상대로 뉘어지고
분리된 살점들이 돌아오자
바닷길 가물거리던 눈동자에 생기가 돈다
가끔씩 뻐끔거리는 아가미가
아직은 살아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하얀 접시위에서 화려하 장식으로
주검은 더욱 싱싱하고 아름답게 꾸며진다
브라보!
짧은 추도사를 외치는 식객들의 입속으로
한 점 한 점 사라지는 연분홍 속살들
도미는 제 몸이 다 없어질 때까지
동그란 눈으로 그저 보고만 있다
무연한 해탈이다

드디어 뼈대와 대가리가 펄펄 끓고 있는 국물
그 뜨거운 매운탕으로 녹아들자
횟집가득 숟가락들의 요령소리 요란하다
회심곡도 없이

* 배두순 : 2006년 <정신과 표현>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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