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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천국 / 김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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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50회 작성일 18-12-11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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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천국 / 김길나

이곳, 시계포의 시간들은 아나키즘이 장악 중이다

시간의 질서가 어긋난 공간에서 시간은 따로따로 혼자씩 제멋대로 돌아간다

현재가 부재중인 이 시계포에는 고장난 오늘이 걸려 있다

수많은 시계들이 한결같이 현 시간을 지워버렸다

시간의 굴레에서 풀려나기 좋은 이 시계포에는 이미 시간의천국이란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시간의천국에서는 어제와 내일이 나란히 붙어 있다

과거에서 온 정오곁에서 미래에서 온 밤이 열한시를 알린다

정오와 열한시 사이에서 북적대는 혼돈, 계절들은 한자리에 혼재한다

아직도 과거를 운행중인 시게가 지나간 계절들을 펼쳐놓을 때

자전 속도가 빨라진 시간에 앞당겨온 내일의 내가 어제의 나를 언뜻 건너다본다

이곳 시계들은 여전히 서로다른 시간을 보여주고 있다

서로 다른 시간으로 가는 생체시계를 각자 펄떡이는 심장을 달고

이 시계포의 고객들이 시계와 시계 사이 자유만발한 꽃길을 오가는 동안 시게포의 출입문이

닫혀졌다

현재의 출구를 찾지 못하고 헤매는 시간을

시간의천국이 장악 중이다

* 김길나 : 전남 순천 출생, 1995년 시집 <새벽의 날개> 로 등단

               시집 <시간의 천국> 등 다수

< 감 상 >

어제와 내일이 아까와 지금이 혼재되어 있는 여기는 무정부주의자들의 세상,

시간의 굴레에서 풀려나 현재가 부재중인 이 시계포는 시간의천국이란 입간판이

세워져 있고 고장난 시계들이 활발히 살아가는 세상이다

時. 空을 초월한 이런 詩를 읽노라면 율격도 맞아 흥이 절로 나기도 하는데,

내일의 내가 어제의 나를 언 뜻 건너다 보기도 하는 奇想天外한 世上, 

덩더쿵 黃眞伊가 튕기는 가야금 소리가 울려퍼지는가 하면,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가 하얗게 피아노의 선율 따라 흐르고, 조용필이 부르는 노래 "허공"이 허공 멀리

날아다니는 듯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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