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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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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배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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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15회 작성일 19-03-19 17:00

본문

염소

 

배한봉

 

염소가 말뚝에 묶여

뱅뱅 돌고 있다풀도 먹지 않고 뱅뱅 돌기만 하는 염소가

 

울고 있다.

 

우는 염소를 바람이 톡톡 쳐본다우는 염소를 햇볕이 톡톡 쳐본다새까맣게 우는 염소를 내가 톡톡 다독여본다.

 

염소 주인은 외양간 서까래에 목매달고 죽은 사람.

 

조문을 하고 국밥을 말아먹고 소피를 보고,

우는 염소 앞에서 나는 돌 한 개를 주워 말뚝에 던져본다.

 

말뚝은 놀라지도 않고 아파하지도 않고 꼼짝하지도 않으면서 염소 목줄을 후려 당긴다.

 

자기 생의 말뚝을하도 화가 나서 앞도 뒤도 없이 원심력도 같이 뜯어먹어버린 염소 주인.

 

뿔로 공중을 들이박을 줄도 모르고

세상 쪽으로 힘껏터질 때까지 팽팽히목줄 당겨볼 줄도 모르던 주인처럼 뱅뱅 제자리 돌기만 하는 염소가

울고 있다환한 공중에 동글동글 새까만 울음을 누고 있다.

 

프로필

배한봉 경남 함안현대시 등단김달진 창원문학상(2017), 월간 대하연 편집장

 

시 감상

 

  나는 염소이거나 혹은 염소를 묶어둔 말뚝이거나염소의 주인이었을 때가 있었다

아직도 나는 염소인지말뚝인지염소 주인인지정체성에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제각각의 역할이 부담스러운 것인지역할 자체가 부담스러운 것인지아니면 

공중을 들이박을 줄 모르는 고단한 순박함을 새까맣게 울음으로 표현하는 것에 익숙한 것인지

그런 날이다여적 봄이 온 줄도 모르는 겨울 끝자락에 파묻혀있다

그만 일어나 나를 보자. [김부회 시인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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