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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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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욤 / 이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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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29회 작성일 19-07-17 05:47

본문

고욤 / 이정록


아버지는 망치와 낫과

대패와 펜치와 자귀와 못을

내 고사리손 가까이에서 치우지 않았다.

나는 하루 내내 아무것이나 만들었다.

내 손톱에 고인 망치소리가

채송화를 피우고 고욤으로 익어갔다.

하루는 낫으로 연 살을 깎다가

뼈가 보이도록 손가락을 도려냈다.

아버지가 누런 러닝셔츠를 찢어서

내 눈물주머니까지 우지끈 동여맸다.

아들아 왜 손가락이 열 개겠어?

하느님이 손가락을 왜 열 개나 줬겠냐고?

지나던 닭에 개구리를 던져주듯

평생 쓸 처방전을 곁들였다.

다음날에도 연장통은 치우지 않았다.

살점이 썩어 문드러진 뒤 새살이 돋았다.

왜 손가락이 열 개냐고? 아직도 아버지는

손톱달에 걸터앉아 예술론을 펼친다.

새로운 생각은 고욤나무에 

감나무 순을 접붙이는 것이지.

멍든 고욤손톱을 뽑아내고

꽃봉오리를 펼치는 일이지.


* 이장록 : 1964년 충남 홍성 출생,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재비꽃 여인숙>등 다수, 산문집 < 시인의 서랍>



< 감 상 >

곧, 손에 잡힐듯 하면서도 잡히지 않는 포에지와 아우라가 

독특하다


- 아들아 왜 손가락이 열 개겠어?

- 하느님이 손가락을 왜 열 개나 줬겠냐고?


아버지가 아들에게 가르쳐준 것은 평생 이정표로 삶아야하는 

역설적인 아포리즘?


고욤은 어다까지나 고욤이다

고욤은 절대 감이 될 수 없다

그러나 고욤나무순에 감나무순을 접붙이면 감이 열리겠지


인간은 누구나 자기행위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 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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