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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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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80회 작성일 19-08-25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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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터너 / 허은희


그대는 여기까지다

등 뒤로

여기까지만 온다


신호등 아래 엎드려 신호를 기다리는 리트리버

안내견의 목줄에 귀를 세우는 시간

개의 호흡이 사내의 길을 낸다


아스팔트 온도가 발바닥을 채 달구기도전에

떼어낸 거리들을

거기

세워두고


눈동자를 버리고 

귀를 숨기고

팔다리를 퍽럭이며 입을 가린 그림자들


신호를 다 건널 때마다

리트리버의 맥박과 사내의 숨소리가 포개진 여기


여기는 지금 막 이동 중이다

여기는 지금 막 잘려져 나갔다

닿는 곳마다 지워지는 에피소드


그대는 다시

등 뒤에 도착한다


* 허은희 : 1966년 인천 출생, 2003년 <시사사> 등단, 2016년

                제28회 인천문학상 수상, 시집 <열한 번째 밤>외 다수



< 감 상 >

신호등 아래서 청신호를 기다리는 장님과 안내견의 모습이 화자가

넘기고 있는 페이지이다


시간의 페이지가 쉼 없이 넘어가는 여기 이 시간 개의 호흡은 장님의 

생존이다


안내견의 맥박과 사내의 숨소리가 포개진 여기는 지금 막 이동 중이다 


지금 여기는 잠시 머물렀다 사라지고 새로운 여기가 휙 휙 지나가는 

우리네 생


운명은 인생의 안내견, 

잠시 신호등 앞에 머물렀다 아! 속절없이 내 인생 한 장 넘어가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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